금감원, '디지털금융 검사' 태세 구축…규제 차익 해소할까

[금융 D-택트]금감원 디지털금융감독국과 검사국에 주목

금융입력 :2021/02/27 08:56    수정: 2021/03/13 01:27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매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간편 결제나 대출 비교와 같은 앱 서비스를 하나쯤 이용하고 계실 겁니다. 이제 핀테크는 우리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개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금융의 보완재로 여겨졌던 이들이 차츰 주인공으로 부상하는 모습입니다. 올해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서 서비스 형태가 더욱 다양해진다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다만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은 산업이 성장하는 만큼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신기술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금융당국 차원에서 감시하고 올바른 방향까지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막 내부 정비를 끝낸 금융감독원 소식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금감원의 올해 조직 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바로 '디지털금융감독국'과 '디지털금융검사국'의 등장입니다. 금융의 디지털화로 인한 리스크에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금융혁신을 뒷받침하고자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없던 부서를 새로 만든 것은 아닙니다. 혁신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던 핀테크혁신실을 디지털금융감독국으로, 금융회사의 IT 관련 감독·검사를 총괄하는 IT·핀테크전략국을 디지털금융검사국으로 확대·재편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 내부에 분산돼 있던 신용정보와 개인정보 보호 전담 감독·검사팀도 합류했습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맡은 임무엔 차이가 있습니다. 감독국은 IT·전자금융업자 등에 대한 감독과 신규 인허가 수요에 대응하고, 검사국은 IT·전자금융업자·마이데이터 사업자 등에 대한 검사를 전담합니다.

이처럼 금감원이 디지털금융 감독·검사 체계를 개편한 것은 그만큼 핀테크가 금융업 전반에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입니다. 그동안 감독당국으로서 산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덩치가 커진 이들 분야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힘쓰겠다는 메시지인 셈이죠. 

빅테크에 대한 감독 체계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금융권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도 읽힙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한 공식석상에서 "핀테크·빅테크의 금융업 진입으로 개방과 공유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 우리나라의 논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머물러 있다"면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 아래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덧붙여 '실'이 '국'으로 확대됐다는 것은 업무의 위상과 중요도가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금감원 측은 전문성을 지닌 직원을 중심으로 구성원을 꾸리는 데도 신경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과거 IT 관련 부서 근무 경험과 같은 이력을 눈여겨봤다고 하는데요.

전길수 금융감독원 선임국장(사진=뉴스1)

그 중 디지털금융검사국을 이끄는 전길수 선임국장은 사이버·정보 보안 전문가로서 상당히 유명한 인물입니다. 서강대 수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줄곧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18년 공모로 IT·핀테크전략국장에 발탁되면서 금감원과 연을 맺었는데요. 디도스와 금융사 해킹사고, 랜섬웨어 등 KISA 시절 겪은 사건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보안과 혁신금융 활성화 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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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장한 디지털금융감독국과 검사국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 해를 보낼 전망입니다. 당장 마이데이터 추가 심사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지원, 기존 혁신금융사업자에 대한 사후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현안이 산적해있기 때문이죠. 공인인증서 폐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빅테크 금융업 진출 등에 따른 신종 리스크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도 이들의 핵심 업무입니다.

금감원 디지털금융감독국 관계자는 현재 새로 배치된 직원과 함께 업무를 조율하고 있으며, 조만간 주요 계획을 공개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아무쪼록 이들 부서가 중심을 잡아 금융업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어주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