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여성 비율 7.9% 그쳐

유니코써치, 국내 매출 100대 상장사 조사…441명 중 여성 35명

디지털경제입력 :2021/02/24 11:38

내년 8월부터 국내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여성 사외이사를 사실상 1명 이상 두는 것이 의무화되면서 최근 재계는 여성 사외이사 영입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글로벌 헤드헌팅 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곳 중 70곳은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이지만 내년에는 20%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자료=유니코써치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여성은 35명(7.9%)이었고 남성은 406명(92.1%)이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있는 곳은 30곳으로 집계됐다.

‘지역난방공사’는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숫자는 총 6명인데 이중 50%인 3명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이어 삼성전자, 한국전력(한전), S-Oil도 여성 사외이사가 각 2명씩 활약 중이다.

이번에 조사된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35명을 살펴보면 1960년대 출생자는 21명으로 60%를 차지했고, 1970~80년대생은 9명(25.7%)으로 나타났다. 1960년 이후 출생자가 85%를 넘어섰다. 교수 이력을 가진 학자 출신도 20명(57.1%)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총 이사회 인원은 모두 75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은 사외이사 숫자보다 4명 더 많은 39명으로 여성의 이사회 진출 비율은 5.2%에 그쳤다.

반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 500개사로 구성된 S&P 500 지수에 들어가는 회사들의 여성 이사회 진출 비율은 지난해 기준 28% 수준이다. 스웨덴(24.9%), 영국 (24.5%) 역시 이사회 여성 비율이 20%대로 국내 기업들보다 높은 편이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유럽 선진국은 법률 등에 여성 이사 비율을 40%까지 확대했다. 최근 독일도 3명 이상의 이사회를 가진 상장 회사의 경우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사회 멤버 중 30% 이상을 여성 몫으로 할당해놓은 셈이다.

다만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한국도 올해와 내년 사이에 여성 이사회 진출 비율 수치가 크게 달라질 것이 확실시 된다. 자산 2조 원이 넘는 곳은 내년 8월부터 이사회에서 최소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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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내년 정도에 150명 내외 수준의 여성들이 이사회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100대 기업 기준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2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유니코써치 측은 관측했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여성 사외이사의 증가는 기업의 지배구조인 거버넌스를 투명하게 하고 이사회 조직 운영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