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 남아공 변이'까지 잡는다

렉키로나 안듣는 남아공 변이…32번 항체 연구 집중

과학입력 :2021/02/18 16:44    수정: 2021/02/18 17:30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제약사인 셀트리온이 현재 보건당국 조건부 허가 받은 렉키로나에 이어,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항할 ‘칵테일 항체’ 개발을 위해 임상 시험에 속도를 낸다.

셀트리온은 18일 개최한 긴급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치료제 개발 계획에 대해 공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 김성현 셀트리온 임상기획담당장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를 받고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된 렉키로나의 경우 연내 추가로 임상3상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현재 렉키로나 3상을 위해 환자들에게 투여를 시작한지는 1개월이 됐으며, 150명에게 투여됐다. 3상 대상 환자 1천172명에게 투여를 완료하기까지 3개월, 데이터를 분석하기까지 약 5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증환자에 대한 효과성 결과도 확보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렉키로나 개발 과정

렉키로나 예상 생산량에 대해 서 명예회장은 “현재 10만명 분은 국내용으로 만들어놨다”며 “1공장이 풀로 항체를 생산하고 있고, 3월말이 되면 40만명분까지 생산가능한 상태로 기존 재고 레벨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렉키로나 3상을 마치면 백신 투여량과 투여시간, 투여 방법 등이 2상에 비해 조정될 수 있다. 투여시간은 3상의 경우 1시간 이내로 줄이며, 정맥주사 방식뿐 아니라 흡입방식 등 다른 방식도 검토 중이다. 체내 항체 잔량을 유지하기 위해 렉키로나 백신을 40mg 이상 투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3상에서는 40mg를 기준으로 접종한다.

코로나 변이 대응 플랫폼

아울러 렉키로나는 기본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나타내나,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때문에 새로운 항체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셀트리온은 발굴한 38개 항체 후보군 중 32번 항체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남아공발 변이의 경우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에 달린 3개의 스파이크 프로틴 끝의 아미노산에서 변이가 온 케이스다. 때문에 2개 스파이크에서 변이가 온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바이러스 형태까지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은 남아공발 변이에 대응할 항체라면, 나머지 1~2개 스파이크가 변형된 다른 바이러스에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아공 변이에 대항할 항체 후보의 임상시험은 남아공 현지에서 단독으로 진행하며, 약 6개월이 소요된다. 그에 앞서 동물 임상은 다음달 돌입한다.

서 명예회장은 “(변이에 대항할) 백신을 만들 준비는 돼 있고, 스파이크 프로틴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면서 “32번 항체에 대한 동물 임상이 끝나는대로 남아공에서 1, 2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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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남아공 변이에 대한 임상은 남아공에서 밖에 못하고, 다른 나라에선 아직 확산이 안 돼 있다”면서 “칵테일 요법으로 남아공 변이도 커버하고 다른 변이도 커바하는 멀티용으로 쓰려고 하고, 다른 변이에는 또 후보물질을 찾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 명예회장은 “(애초에 3천억원에 든다고 말했듯) 렉키로나 개발 비용은 1천500억원으로 예상하고, 변이도 1천500억원이다”며 “일부 정부 지원이 있었으나 정부 지원금으로 개발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