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동영상 채팅 앱 ‘아자르’와 ‘하쿠나라이브’를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 중인 하이퍼커넥트가 2조원에 가까운 거액을 받고 미국 매치그룹에 매각돼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이어 국내 스타트업이 조단위로 해외에 매각된 사례여서 더욱 주목된다.
하이퍼커넥트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 그룹이 하이퍼커넥트 지분 100%를 17억2천500만달러(약 1조9천33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하이퍼커넥트는 이번 합의 이후에도 당분간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이어가며, 거래 종결은 올해 2분기로 예상된다.
99% 이용자가 해외서 발생...작년 상반기 매출만 1천235억원
하이퍼커넥트는 2014년 설립된 글로벌 소셜 플랫폼 기업이다. 국내에서 개발한 동영상 채팅 앱 아자르를 개발해 이례적으로 99% 이용자를 중동 지역 등 해외에서 끌어모았다. 아자르는 230개 국가에서 5.4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또 일본 자회사인 무브패스트컴퍼니를 통해 서비스 중인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하쿠나 라이브는 터키, 일본, 인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 앱은 지난해 12월 기준 2천3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이 밖에 하이퍼커넥트는 영상 기반 데이팅 앱 ‘슬라이드’를 지난해 11월 북미와 독일에 출시하는 등 소셜 데이팅 앱 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확장시켜 왔다.
하이퍼커넥트는 ‘하이퍼 RTC(Real-Time Communication)’ 기술력으로 국가, 통신망, 단말기 사양 등에 구애받지 않는 최적화된 영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선보여 왔다. 이 기술 덕분에 통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단말기 사양이 낮은 중동 국가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2019년 1천7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2020년 상반기에만 1천235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근무 중인 임직원 수는 300명 내외다. 네이버 대표 출신인 김상헌 전 대표가 경영고문으로 재임 중이기도 하다. 2020년 5천만불, 2019년 3천만불, 2018년 2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최대 주주는 안상일 대표...알토스벤처스·소프트뱅크벤처스도 '잭팟'
하이퍼커넥트 주요 투자사는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다. 정확한 지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이퍼커넥트 매각으로 이들도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알토스벤처스는 2014년 12월 약 20억원을 투자해 보통주 83만3330주, 상환전환우선주(RCPS) 83만3330주를 각각 매입했다. 당시 하이퍼커넥트 주식 1주의 가치를 1천260원으로 평가했다. 또 알토스벤처스는 2015년 11월 시리즈B 투자에도 참여했다. 이 때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약 100억원을 투자해 우선주 210만2740주를 인수했다. 당시 발행단가는 4천756원이었다. 회사 최대 주주는 안상일 대표로 알려져 있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 1981년 생으로 2000년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에 입학해, 2007년 검색엔진 업체 레비서치를 창업했다. 그 후 2014년 하이퍼커넥트를 창업, 올해 2월 자회사를 포함한 회사 지분 100%를 2조원에 매각하는 성과를 이뤘다.
글로벌 시장서 빠르게 성장하며 승승장구한 하이퍼커넥트는 부정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해 하쿠나 라이브가 미성년자 과다 결제 문제를 일으켰고, 나아가 미성년자의 성착취 통로로 오용된 사회적 이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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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커넥트를 인수하는 매치그룹은 소셜 데이팅 앱 '틴더' 등 40여개의 글로벌 소셜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북미, 유럽, 일본 등 글로벌 빅마켓 내 비게임앱 부문에서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가총액 약 47조원 규모의 글로벌 업체다. 틴더는 하이퍼커넥트 인수를 통해 아자르와 함께 글로벌 데이팅 앱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지위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하이퍼커넥트의 매각은 지난 2019년 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기업가치 약 4조7천500억원을 인정, 지분 약 88%를 인수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을 잇는 또 하나의 빅딜 사례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된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