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판분리 코앞인데"…미래에셋생명, 노사 갈등 여전

영업 관리 직원 고용보장과 처우개선 놓고 공방 지속

금융입력 :2021/02/09 16:19

오는 3월 '제판분리'(상품 제조와 판매 분리)를 앞둔 미래에셋생명의 노사 협상이 더딘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 조직 분리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에 근로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고용보장과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 노사는 최근 정기적으로 만나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미래에셋생명 노조는 회사의 제판분리 전략에 반대하면서 일정 기간 이상의 고용보장 확약과 임금인상, 복리후생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에게도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 노사의 갈등은 사측이 지난해 12월 ‘제판분리’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촉발됐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3월까지 전속 설계사 3천300여 명을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 하만덕 전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을 GA의 새 대표로 선임하고, 소비자에게 전속판매채널 분리를 안내하는 등 후속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처럼 미래에셋생명이 자회사형 GA로 영업 조직을 옮기는 목적은 일차적으로 유통구조를 개편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인다는 데 있다. GA는 전략에 따라 생명보험부터 손해보험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의 니즈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까지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근로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번 개편에 따라 영업지원 인력의 동반 이동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상당수가 고용불안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판매채널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한화생명과 달리, 미래에셋생명은 현 회사에서 퇴사 후 자회사로 이동하는 형태라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영업 관리 직원의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을 놓고 사측과 막판 공방을 벌이는 한편,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대응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중지' 판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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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미래에셋생명이 한화생명처럼 근로자의 의견을 수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제판분리 이슈로 노사 관계가 잠시 악화됐으나, 직원의 고용보장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음으로써 갈등을 봉합한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제판분리에 따른 직원의 걱정을 잘 알고 있지만, 영업지원 인력 이동과 관련해선 회사 차원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방침이 없다"면서 "노사가 조속히 합의점을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