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제판분리(상품 제조와 판매 분리)'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봉합했다. 치열한 논의 끝에 고용안정 문제에 대한 대타협을 이끌어내면서다.
한화생명 노조는 3일 물적분할 잠정합의안 관련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862명 중 543명이 찬성표를 던져 63%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노사는 지난 2일 판매 자회사 고용보장 등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출범 예정인 신설 법인 직원의 고용안정 보장, 지점장 정규직 신분 보장, 현재 근로조건 유지 등 내용이 골자다. 또 신설법인 직원 처우 개선과 관련해선 별도 협의체를 꾸려 세부 사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간 한화생명 노사는 판매 전문회사 설립 방침을 놓고 이견을 빚어왔다. 한화생명이 전속 판매채널을 물적분할해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를 설립하기로 했는데, 이 경우 직원이 구조조정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9일부터 무기한 연가투쟁에 돌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재협상 끝에 타협점을 찾았고, 노조도 업무에 복귀한 뒤 찬반투표를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투표 결과에 따라 한화생명의 판매 자회사 설립 작업엔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1일 '한화생명 금융서비스'를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앞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월등한 조직력과 영업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자 중 가장 먼저 판매 전문회사를 설립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교육체계, 육성시스템과 한화생명의 각종 복지혜택을 묶어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판매 전문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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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기존 GA(법인보험대리점)와 동일하게 손보사 상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함으로써 전속채널의 한계를 보완할 것"이라며 "규모와 시스템, 지원제도까지 3박자가 갖춰진 곳에서 영업을 하고자 하는 외부 설계사가 직접 찾아오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승주 대표는 "시장을 선점하고 확장하는 1등 전략을 추구하는 회사에 인력축소는 고려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인력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일각의 우려에 선을 긋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