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암호화폐 전문가가 SEC 위원장 맡는다

바이든, 개리 갠슬러 지명…상원 인준 땐 최종 확정

컴퓨팅입력 :2021/01/20 15:08    수정: 2021/01/20 19:4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바이든 시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이끌 수장으로 암호화폐 전문가가 지명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개리 겐슬러를 SEC 위원장으로 지명했다고 악시오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겐슬러는 상원 인준을 받으면 SEC 위원장으로 최종 확정됐다. 현재 미국 상원은 조지아 주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인준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개리 갠슬러 (사진=MIT)

2018년 MIT에서 블록체인 강좌 개설하면서 관심 끌어  

투자은행 출신인 겐슬러는 재무부에서 근무했으며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겐슬러는 2018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로 합류하면서 블록체인 기술 관련 강좌를 개설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 MIT 미디어랩의 디지털 화폐 이니셔티브 자문역을 맡았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겐슬러는 2018년 한 연설을 통해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와 XPR 같은 디지털 토큰은 증권 성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겐슬러가 SEC 수장으로 지명된 데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SEC는 암호화폐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제이 클레이턴 SEC 현 위원장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경론자다. 클레이턴이 이끄는 SEC는 지난 해 12월 XRP를 만든 리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등록되지 않은 증권을 판매했다는 것이 소송 이유였다.

SEC의 윌리엄 힌맨 기업금융 담당 국장은 지난 해 6월 “이더는 증권이 아니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블록체인·암호화폐 규제 불확실성 해소 큰 힘 될 듯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에 대해 정통한 개리 겐슬러가 차기 SEC 위원장에 지명되면서 관련업계에선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 화폐 싱크탱크인 코인 센터의 제리 브리토 이사는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겐슬러는 매우 똑똑하고 사려 깊은 인물이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암호화폐를 깊이 탐구해 관련 생태계와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에 대해 매우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겐슬러가 증권법과 암호화폐 산업간의 틈을 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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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해서 겐슬러가 이끄는 SEC가 암호화폐에 대해 너그러운 입장을 보일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증권관련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도 SEC 위원장의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호화폐 분야에 대해 정통한 인물이 SEC를 이끌게 됨에 따라 '규제 불확실성' 문제를 해소하는 데는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