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 새해 스마트폰 시장 키워드는 '롤러블', 'UDC'

삼성·LG디스플레이 관망 속 중화 업체들 진입 가속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1/14 16:45    수정: 2021/01/14 17:56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롤러블 기술이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까지 확산되고, 전면 카메라를 숨길 수 있는 언더 패널 카메라(UDC) 기술도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온라인으로 진행 중인 세계 최대의 첨단 기술 전시회 'CES 2021'에서는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스마트폰과 전면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디스플레이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두 가지 디스플레이 모두 올해부터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됐던 만큼 누가 먼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씨넷)

다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번 CES에서 한국 기업들보다 중화권 기업들이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언더 패널 카메라(UDC) 기술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움직임에 우려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경우 구조적으로 롤러블은 방열과 방수가 어렵고, 이물질의 침투를 막아내는 것이 어려워 스마트폰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UDC 역시 이미 기술 개발은 완료했으나 세트 업체에서 요구하는 품질 수준이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롤러블 디스플레이 점령 나선 '중국'...TCL "20% 싸게 OLED 제조 가능"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TCL이 올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롤러블 스마트폰에는 각각 중국의 BOE와 CSOT가 생산한 롤러블 OLED 패널이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TCL은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처럼 자회사 CSOT로부터 스마트폰용 패널을 받아 스마트폰 제조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아울러 17인치까지 화면을 펼칠 수 있는 '프린티드 OLED 스크롤링 디스플레이(Printed OLED Scrolling Display)'를 공개하면서 CSOT의 잉크젯 프린팅 공정기술을 앞세워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으로 OLED 패널을 생산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CSOT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6.7인치에 7.8인치까지 화면을 늘릴 수 있다. (사진=TCL)
CSOT의 17인치 프린티드 OLED 스크롤링 디스플레이. (사진=TCL)

TCL 측은 "우리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의 선도기업으로 색 재현율 100%를 만족하는 플렉시블 OLED를 경쟁사보다 20% 낮은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TV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상업용 투명 디스플레이까지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과 CSOT의 기술 격차가 크고, 아직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상용 제품의 보급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TCL이 6.7인치 롤러블폰을 선보이고, 17인치 프린티드 아몰레드 스크롤링 디스플레이도 공개했으나 상용화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며 "국내 기업들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은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 비전옥스 이어 이노룩스까지 UDC 공개...이노룩스 "이게 바로 최고의 LCD"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비전옥스가 지난 1월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 ZTE와 협력해 전면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OLED 패널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대만 이노룩스(INNOLUX)는 이번 CES에서 동일한 기능을 갖춘 LCD 기술을 공개했다.

국내 전자·부품 업계가 그간 UDC 도입에 대해 미온적인 상황에서 중화권 업체들이 선수를 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세계 1위 중·소형 OLED 제조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8년 중국에서 관련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이노룩스가 선보인 LCD 패널은 전면 카메라가 위치한 부분의 빛 투과율을 400%가량 높인 것이 특징이다. 크기는 6.4인치에 달하며, 상·하·좌·우 화면을 100% 꽉 채운 제로베젤 디자인도 구현했다.

(사진=이노룩스)

이노룩스 측은 "이노룩스의 6.4인치 풀스크린 LCD 패널은 디스플레이 아래에 카메라를 구현한 세계 최고의 LCD"라며 "전면 카메라가 위치한 부분의 빛 투과율을 높여 고품질의 이미지도 촬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노룩스의 제품 발표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ZTE의 스마트폰 '액손(Axon) 20 5G'에 적용된 비전옥스의 UDC 기술이 LCD보다 기술 우위에 있는 OLED를 기반으로 했지만, 화질과 카메라 촬영 품질에서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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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UDC 기술의 성공 포인트는 이전 펀치 홀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성능 저하가 크지 않아야 한다는 데 있다"며 "아직 중화 업체들의 UDC 기술은 그 차이가 커 시장에서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부터 UDC 기술을 적용한 OLED 패널의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3'에 적용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