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글로벌 TV 시장의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OLED와 LCD 디스플레이 시장 모두에서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은 비대면 경제활동 증가로 인해 TV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2.8% 증가한 2억23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 측은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0.3% 줄어든 2억1100만대를 기록, 4월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반등해 같은해 10월 정점을 찍었다"며 "최근 반도체 공급 업체의 칩셋 부족으로 인해 TV 제조사들이 출하 일정을 연기했고, 올해는 작년에 코로나19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십 등의 대형 스포츠 행사가 개최될 가능성도 있어 TV 수요는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작년 하반기 패널 가격이 매월 상승세를 보이자 시장 주류였던 32~55인치 TV 수익성이 하락했고, TV 제조사들은 이에 대응해 대형 패널 구매를 확대했다"며 "올해 패널 가격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TV 제조사들이 65인치 이상 제품 전략을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65인치 이상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 1등 삼성, '마이크로LED'로 브랜드 강화하고..'미니LED'로 실속 노린다
트렌드포스의 예상처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TCL 등 주요 TV 제조사들은 올해 초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TV 시장 공략을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같은날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의 첨단 기술 전시회 'CES 2021'에서 신기술을 적용한 80인치대 초대형 TV를 소개하고, 이전보다 제품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공유했다.
우선 TV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최상위 제품인 마이크로LED TV의 제품군을 110인치부터 70인치까지 확대하고,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출시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LED TV는 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이하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를 픽셀(화소)로 사용하는 자발광 TV다. 이는 유기물을 기반으로 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대비 뛰어난 내구성과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출고가는 아직 OLED TV 대비 수배 이상 높지만 자연 그대로의 화질을 제공해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TV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승부를 볼 제품은 이번 CES에서 최초로 공개된 'Neo QLED'다. Neo QLED는 미니LED 기술을 적용한 LCD TV로, 이전 QLED TV와 비교해 명암비와 블랙 표현력이 더욱 정교해진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측은 "Neo QLED는 기존 백라이트유닛으로 쓰이던 LED 소자 대비 40분의 1 크기를 구현한 퀀텀 미니 LED를 배치했다"며 "또 백라이트유닛으로 사용되는 퀀텀 미니 LED의 밝기를 12비트(4096단계)까지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백라이트유닛에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 더 많아진 로컬 디밍 구역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무서운 추격자 LG...OLED도, LCD도 확실한 '플러스 알파' 가져갈 것
시장 2위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맞서 OLED 소자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밝기와 선명도를 높인 최상위 TV로 'OLED evo'를 선보였다. OLED evo는 고효율의 유기물 재료를 기반으로 실제 빛을 내는 발광층을 1개 더 추가한 것으로, 기존 OLED 대비 20%가량 개선된 발광효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마이크로LED TV가 1억원이 넘는 출고가로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에는 가격적인 장벽이 존재하는 만큼 일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위 TV 제품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OLED evo 외에도 기존 OLED TV 제품군을 확대(83인치 제품 새로 출시)하는 전략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LG전자 측은 "올해 올레드(OLED) TV 가운데 초대형 제품의 모델 개수는 지난해 4개에서 올 초 7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며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레드 대세화도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고,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 시장이 지난해 대비 약 2배 성장하는 대세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아가 LG전자 역시 미니LED 기술을 활용한 LCD TV 'QNED'를 공개했다.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니LED를 발광원(백라이트유닛)으로 활용하는 QNED는 다수의 영역으로 구분된 백라이트유닛을 분할 구동하는 로컬 디밍 기술을 통해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표현할 수 있다.
특히 LG전자는 86인치 8K 해상도(7680×4320)의 제품을 기준으로 3만개의 미니LED를 백라이트유닛으로 활용하고, 2500개에 달하는 로컬 디밍 존을 구성해 삼성전자의 Neo QLED TV에 맞불을 놓았다.
LG전자 측은 "QNED는 밝기와 명암비를 대폭 업그레이드했으며, 업계에서 사용중인 대표적인 고색재현 기술을 모두 사용해 LCD TV 중에서는 색 재현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명실상부 LCD TV 기술 진화의 정점에 있는 제품"이라며 "올해 LG전자는 초대형 제품군 중심으로 8K와 4K 해상도를 포함해 QNED TV 10여 개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3·4위 소니와 TCL, 'OLED와 미니LED'로 승부...시장 전망은 '미니LED'가 우세
TV 시장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와 TCL도 CES에서 제품군 확대 전략과 함께 올해 시장을 공략할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먼저 소니는 최상위 TV 제품으로 직하방식의 풀어레이 로컬 디밍 기술을 적용한 Z9J 브라비아 XR TV를 공개했다. 풀어레이 로컬 디밍은 LCD TV의 백라이트유닛을 LCD 화면 뒤쪽에 촘촘하게 배치해 명암비와 블랙 표현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다만, 브라비아 XR TV에 적용된 백라이트유닛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적용한 미니LED 백라이트유닛이 아닌 일반적인 LED 백라이트유닛이다.
소니는 대신 올해 OLED TV에 힘을 싣기로 했다. 55인치부터 65, 77, 83인치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밝기와 명암표현을 기존보다 더욱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XR OLED 콘트라스트' 기술을 새로 적용했다.
TCL은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앞서 지난 2019년에 미니LED 기술을 적용한 TV를 선제적으로 출시했던 만큼 올해는 2세대 미니LED TV 기술로 명명한 'OD Zero'를 공개해 미니LED TV 시장의 강자임을 부각시켰다.
OD Zero는 15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니LED 백라이트유닛을 수만개 가량 탑재해 기존 미니LED TV 대비 더욱 정밀한 명암비와 블랙 표현력을 구현한 기술로, 특히 두께를 이전 제품보다 절반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는 85인치 크기의 8K 해상도로 출시될 예정이다.
TCL 측은 "수천개의 로컬 디밍을 통해 이전에 없던 고명암비를 실현하면서 두께는 절반 가량 얇아진 OD Zero야 말로 진정한 차세대 미니LED TV"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TV 제조사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향후 TV 시장은 OLED TV보다는 미니LED TV쪽으로 무게가 기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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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올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LED TV 점유율이 전체의 35.8%를 차지한 데 이어 오는 2024년에는 54.1%까지 늘어 OLED TV 시장 점유율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비리서치 측은 "2021년 미니LED TV 시장은 250만대를 형성, OLED TV와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이후 미니LED TV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니LED TV 개발은 TCL이 주도해왔지만,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