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파트너는 현대차?..."신중할 필요 있어"

현대차 "협의 초기 단계" 공식 입장...BMW와 더 가까이 지낸 애플

카테크입력 :2021/01/08 12:36    수정: 2021/01/09 09:23

애플이 현대차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출시한다는 보도가 코스피 장 시작 전인 8일 오전 8시 30분 나왔다.

이 보도가 나온 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코스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현대차는 8일 오후 12시 현재 전일 대비 20.63% 오른 24만9천원에 거래되고 있고, 현대모비스는 23.15% 오른 37만5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애플과의 협력으로 인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반응은 뜨겁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선 현대차는 해당 보도에 대해 “애플과의 협의는 진행중이나, 아직 초기 단계”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보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재가 만이 남아있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협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카플레이 등을 실행할 수 있는 현대차 베뉴 8인치 디스플레이 (사진=현대차)

현대차보다 BMW 협력 선호했던 애플

애플과 현대차는 지난 2015년 현대차 쏘나타 북미 모델에 들어갈 카플레이(애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를 위해 서로 손을 잡은바 있다. 당시 쏘나타는 전 세계 대중형 세단 중 최초로 애플 카플레이가 탑재되는 모델이 돼 자동차업계와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과 현대차와의 인연은 이것이 전부다. 이후로 두 업체가 전장부품이나 전기차 기술 등에 있어서 서로 협력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현대차의 경우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 강화를 위해 LG전자와 손을 잡았고,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 강화를 위해 카카오와 아마존등과 협력했던 사례가 있었을 뿐이다.

애플은 오히려 현대차보다 BMW와의 협력 관계를 제대로 구축했다.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디지털 키로 BMW 차량 문을 여는 모습 (사진=BMW)

BMW와 애플간의 협력이 구체화된 시기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다. 당시 BMW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자체 애플워치 앱 홍보에 열을 올렸다. 애플워치를 활용해 전기차의 남은 주행거리를 확인하거나 도어 원격 제어등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팀 쿡 애플 CEO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15년 2월 당시 영국 ‘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워치가 투박한 차량용 리모컨이나 자동차 키를 대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서 BMW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향후 양사간 협력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때 애플은 지난 2016년 BMW와 애플카를 만들기 위한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제작 방향에 이견이 있었다. 독일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의 2016년 2월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비스와 융합한 차량을 원했지만, 다임러와 BMW는 자체 고객 예측 데이터에 기반한 차량 제작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누가 프로젝트를 이끌까’에 대한 협상 부분에서도 세 회사간 이견이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BMW와의 관계는 계속 유지했다. 양사는 지난해 6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기조연설에서 아이폰 기계에 스마트키 기능을 입힌 ‘디지털 키’를 소개했다.

그동안 디지털 키는 안드로이드 폰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5년 넘게 BMW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한 애플은 아이폰 소지만으로도 차량 도어를 열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게 됐다.

애플과 BMW는 또 올해 판매되는 순수 전기차 i4에 애플 지도를 이용한 최적 전기차 경로 탐색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선언했다.

테스트 주행 중인 애플 자율주행차의 모습 (사진=트위터@idiggapple)

애플카 협상 프로젝트는 아직도 초기단계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대차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글로벌 업체들과 애플카 제작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애플의 제안에 구체적으로 화답한 곳은 거의 없다. 현재 시점으로 봤을 때 BMW가 현대차보다 더 유리하지만, BMW도 이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은 것이 없는 상태다.

만약 애플이 애플카를 만든다면 차량 생산에 대한 부지 선정이나 위탁 생산 등 여러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한 방송매체는 현대차와 애플이 협력한 애플카가 2027년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지만, 여기서 언급된 출시 시점은 애플의 공식 입장이 아닌 외신 보도의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우선 미국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의 협력 관계는 튼튼하게 구축할 전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협력으로 착용식 로봇 시장에 나서고 앱티브와의 합작법인인 ‘모셔널’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테스트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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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앤드라이버’는 최근 애플카 개발 구체화된 소식이 여러차례 보도를 통해 전해진 후, 자체적으로 “애플카의 존재에 대해 믿는가”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최근 시작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중 66%는 차량의 실체를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34%는 애플카에 대해 믿는데 왜 이제껏 공개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차량 개발에 대한 애플의 직접적인 언급이 있어야 대중이 믿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