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없는 광고 집행은 독...코로나 시대 마케팅 '이것' 챙겨라"

[인터뷰] 고민호 크리테오코리아 "디지털 마케팅 채널에 더 많은 투자 있을 것"

인터넷입력 :2021/01/05 10:27    수정: 2021/01/05 10:28

TV나 종이매체 광고가 인터넷 플랫폼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마케팅 회사도 성장했다. 디지털 마케팅이란 말이 거창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 광고를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솔루션을 뜻한다. 여기에 기술이 들어가면 '애드테크'가 된다. 방문 사이트 이력이나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제공되는 리타깃팅 광고 등 맞춤형 광고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유입돼 그 안에서 생활했다. 이커머스는 여느 때보다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온라인 경험도 그만큼 늘었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회사인 크리테오 또한 브랜드가 소비자를 가장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성장했다. 

크리테오코리아 고민호 대표를 온라인으로 만나 지난해를 돌아보고 올해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를 읽어봤다. 

Q. 힘든 한 해였다. 크리테오 입장에선 기회였을 수도 있는데, 코로나19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기도 하고, 일반적인 문제라도 파급력이 더욱 극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 결정이 필요했다. 이럴 때일수록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올바른 방향성 유지와 원활하게 문제 해결 과정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크리테오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닐슨, 오라클, 더 트레이드 데스크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기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내부적으로도 원격 근무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임직원의 안전을 위해 국가별로 최선의 조치를 취하며 사업 관리에 대한 명확한 운영 계획을 세우려고 고민했고, 긴밀한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회사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글로벌 사업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

2019년 말에는 메건 클라켄을 새로운 대표로 맞았다. 클라켄의 취임 후 신뢰할 수 있고 영향력 있는 광고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기업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크리테오는 기존 리타겟팅 광고 외에도 앱 인스톨, 비디오, CTV (Connected TV), 옴니채널과 같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가고 있다. 

고민호 크리테오코리아 대표

Q. 코로나19로 온라인 디지털 채널로의 집중이 가속화된 것에 대해 공감한다. 디지털 마케팅을 준비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어떤 걸 주의해야 할까?

크리테오의 ‘The State of Ad Tech 2021’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마케터 66%가 코로나19로 마케팅 채널 예산을 재분배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50%에 이르는 마케터들은 코로나19 기간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마케터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마케팅 계획을 변경해야 했고, 줄어든 예산으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때문에 소비자 구매 여정 전반을 아우르는 효과적인 마케팅 기획, 캠페인 성과의 투명성 그리고 무엇보다 브랜드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일례로 브랜드와 맞지 않는 콘텐츠에 유튜브 광고가 삽입돼 곤혹을 겪은 브랜드들이 있었다. 단순 게임 광고가 선정적인 콘텐츠와 함께 보여진다든지, 반대로 폭력적인 광고가 아동 대상 콘텐츠에 게시되는 경우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최근 IAB(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의 조사에 따르면 업계 전문가 77% 이상이 브랜드 안전을 2020년 디지털 마케팅의 주요 화두로 꼽았으며 2021년에도 이 추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젠 단순히 많은 노출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에 적합한 위치에,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면서도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크리테오 역시 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브랜드 안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오라클 데이터 클라우드와 제휴해 브랜드에 적합한 카테고리를 선택해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브랜드 안전성 외에도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있다. 애드테크 산업에서 사용자의 아이덴티티와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이슈는 늘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GDPR 같은 개인정보보호 담론을 지나 최근엔 TURTLEDOVE라 불리는 구글의 서드파티 쿠키 정책이 이슈가 됐다. 개인화된 광고를 위해서는 비식별 개인정보가 필요하다. 그동안 이를 서드파티에 쿠키에 의존하는 기업이 많았고, 아이덴티티 측면에서 있었던 변화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크리테오 역시 이런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크리테오가 다루는 25억개 아이디 98%에는 영구적인 비쿠키(non-cookie) 식별자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런 변화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크리테오의 개인정보 활용 및 보호 정책은 사용자 권리, 고객 주도, 개방성, 유연성이라는 4가지 핵심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의 제어와 선택을 허용하고, 그에 상응하는 사용자 혜택을 이해해 광고주와 소비자 사이의 균형 잡힌 가치 교환을 지원한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타겟팅 전략들인 사용자 수준 타깃팅/관심 그룹 수준 타깃팅/문맥 타깃팅 광고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Q. 브랜드나 기업은 어떤 대응을 하는 게 좋을까?

기업 마케팅 담당자라면, 새롭게 부상하는 트렌디한 채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 보기를 제안 드린다. 원하는 오디언스에게 광범위하게 도달하는 것만큼이나, 기업과 브랜드 정보를 고객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교하게 전달하는지도 중요하다. 최종적으로 오디언스에게 전달되는 경로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광고가 노출되는 지면을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크리테오는 AI 엔진으로 이러한 광고 지면을 분석해 광고주에게 가장 적합한 지면을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제휴를 맺은 오라클 데이터 클라우드의 상황 인텔리전스 (Oracle Contextual Intelligence)는 해당 페이지의 문맥 상황들을 분석, 더욱 정밀한 광고 노출 위치 선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크리테오의 AI 엔진과 오라클 상황 인텔리전스 등 광고에 자동화 돼 있고, 브랜드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 있으니 이런 것들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크리테오코리아 고민호 대표

Q. 2021년 디지털 마케팅 산업을 전망해 보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크리테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국내 소비자 67%는 적어도 한 가지 형태의 온라인 쇼핑을 경험했고 59%는 최소 한 개 이상의 쇼핑 앱을 다운받았다.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면서 온라인 쇼핑객 유입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에 따라 온라인 광고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건 당연한 결과다. 흥미로운 것은, 크리테오의 ‘Peak to Recovery’ 조사에 따르면 89%의 소비자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발견한 새로운 매장에서 지속적으로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채널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더 장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브랜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2021년은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이벤트를 비롯해, 컨텐츠 마케팅 등 전반적으로 디지털 마케팅 채널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국내 마케터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크리테오가 최근 발표한 ’The State of Ad tech 2021’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마케터들 다수는 2020년 4분기에 앱 리타겟팅과 기존 고객에게 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추세는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매장에 변화도 기대된다. 2020년 온라인 쇼핑이 대세였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쇼핑을 고려하고 있다. 크리테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57%가 오프라인 매장 쇼핑 경험이 그립다고 답했다. 이커머스의 성장과 별개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사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거나, 무인 매장 등 새롭게 달라진 오프라인 매장의 쇼핑 경험을 더 자주 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언택트 마케팅 혹은 O4O(online for offline)와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2021년에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하여 많은 광고주들과 소매업체의 파트너십 체결이 늘 수도 있다. 

이커머스와 더불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OTT 이용률은 52%에 달하며 최근 3년간 이용률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증가율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광고주라면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새로운 디지털 채널을 이해하고 해당 채널에서 어떠한 마케팅 활동을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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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크리테오는 꾸준히 디지털 마케팅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코로나19 이후로는 코로나19가 소비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크리테오는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이자 풀퍼널 마케팅 솔루션 기업으로, 1천 개 이상 브랜드를 포함한 2만400여 광고주와 함께 하고 있다. 크리테오 아이덴티티 그래프의 월간 25억 활성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 연간 9억 달러 이상의 온라인 거래를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크리테오는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와 인사이트를 업계에 공유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는 재작년, 작년 트렌드와 계절적 요소에 의존하는 분석은 한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케터에게는 사업 방향성 확립, 원활한 의사 결정을 위해 실시간 최신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크리테오는방대한 양의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소비자 트렌드 보고서와 다양한 인사이트를 자사 공식 웹사이트와 블로그에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