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이 새해 디지털 경제 전환에 발맞춰 판매채널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31일 정지원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ICT 기업과 금융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이 강력한 새로운 경쟁자로 보험시장에 등장할 것"이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이 발생하지 않게 금융당국과 공정 경쟁의 틀을 마련하고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택트 문화 확산에 맞춰 관련 보험 영업규제를 신속히 정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소비자가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지원 회장은 혁신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철학도 내비쳤다. 그는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읽고 기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딥 체인지(Deep Change)로 시장을 앞서 나가야 한다"며 "사회·경제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위험의 출현과 빅데이터·AI 등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를 성장의 기회로 잘 활용해자"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보험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부각된 기업의 영업중단, 여행·공연 취소 등에 대한 보장을 민간 보험이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반려동물 산업을 뒷받침하는 펫 보험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어 인터넷 포털의 빅데이터와 공공 의료 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맞춤형 보험상품과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며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활성화와 보험사의 건강관리 서비스 확대가 그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지원 회장은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등 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정 회장은 "실손의료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보험금 누수, 손실 확대 그리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선 낭비되는 보험금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시장에 연착륙시켜 무분별한 의료 쇼핑을 막아야 한다"며 "백내장·영양주사 등 과잉진료가 빈번한 일부 비급여에 대해선 정부 차원의 관리대책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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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을 놓고는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필요 이상의 입원 치료를 하거나 무조건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며 "적정 치료 기간을 설정하고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한편, 복원수리를 할 수 있는 부품의 범위를 늘려 불필요하게 새는 보험금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밖에 정 회장은 전동킥보드 등과 관련해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이륜차·개인용 이동수단에 대한 관계 부처의 맞춤형 교통안전 대책에도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