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VR글래스' 생산 중단

판매량 저조+고원가 구조에 '팔수록 손해' 분석

홈&모바일입력 :2020/12/28 12:52

중국 화웨이가 야심차게 발표했던 가상현실(VR) 글래스(Glass) 생산을 중단했다. 예상보다 적은 판매량으로 만들수록 손해를 입는다는 분석 때문이다.

27일 중국 언론 아이지웨이는 화웨이가 이미 '화웨이 VR글래스(HUAWEI VR Glass)' 생산을 멈췄다고 보도했다.

아이지웨이가 만난 협력사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화웨이의 VR글래스 출하량은 30만 대에 못 미쳤으며,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생산을 중단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9월 세계VR산업대회에서 화웨이 VR글래스를 발표하면서 VR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웨이 VR글래스는 기존 VR글래스 대비 이상적인 글래스 형태에 가까웠단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중량이 시중 제품 대비 30% 수준인 166g에 불과하고 바디 두께도 다른 제품의 3분의 1 수준인 26.6mm인데다 LCD 해상도가 3K 3200×1600, 화소 밀도 1058PPI의 2.1인치 패스트(Fast) LCD 화면을 갖춘 제품이었다. 90도의 시야각으로 아이맥스(IMAX) 효과를 내내고 3D 영화를 볼 수도 있다.

화웨이 VR 글래스 (사진=화웨이)

하지만 VR 일체형이 아니라서 스마트폰 혹은 PC와 함께 사용해야하는 데다 비교적 고급 기종(메이트 40 시리즈, P40 시리즈, 메이트30 시리즈, P30 시리즈, 메이트20 시리즈, 메이트Xs, 메이트X, 아너30 프로, 아너V20)만 지원했던 점도 보급의 걸림돌이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핵심 부품 역시 해외 의존도가 높아 원가가 높았다. VR글래스의 공장 출하 가격이 2999위안(약 50만 7천 원)으로 사실상 판매가 수준인데 중간 유통비를 제외하면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였다는 게 아이지웨이가 인용한 협력업체 관계자 전언이다.

이 제품에는 3만 시간 분량의 고화질 콘텐츠가 내장됐지만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였단 분석도 나왔다. HTC의 바이브(VIVE)나 오큘러스 리프트(Rift)처럼 다양한 VR 앱 생태계를 갖추지 못했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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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 영향을 받으면서 위축한 것도 VR글래스 판매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화웨이의 VR 사업은 향후 스마트폰과 독립된 형태의 VR 일체형 기기 형태로 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