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시중은행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어느 때보다 정보기술(IT) 자회사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가장 달라진 것은 대표 임기다. IT인프라 유지·보수 역할에서 디지털 전환 추진의 기술 내재화와 사전 검증 및 구현이 가능한 곳으로 포지셔닝 되면서 대표 임기 보장과 더불어 경험이 굵직한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4일 금융업계는 IT자회사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사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대표들의 임기를 보장하거나, 각 금융 자회사와 협업을 잘 할 수 있는 인물로 IT자회사 대표를 선임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4대 금융지주(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의 IT자회사인 신한DS·KB데이타시스템은 대표들의 임기를 보장했다.
신한DS 이성용 대표는 2020년 1월 선임돼 2022년 12월이 임기다. 신한DS는 신한데이터시스템에서 사명을 바꾼 후 본격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신한지주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겸임하면서 신한DS의 기반을 공고히 다져나가고 있다는 평이다.
신한DS는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플랫폼 확보와 동시에 신규 사업 발굴을 도맡고 있다. 이외에도 그룹 통합 디지털 러닝 플랫폼 '스쿨(SCOOL)'을 통해 그룹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역량 강화에 기반을 다졌다.
신한DS 관계자는 "SCOOL을 통해 그룹의 디지털 교육뿐만 아니라 대외 협업 및 제휴를 통해서 디지털 전문 교육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2021년은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통해 그룹 디지털 전환을 리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데이타시스템은 현대카드와 메트라이프 등에서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등을 역임했던 최재을 대표가 계속 이끌게 된다. 최 대표는 2019년 5월 선임됐으며 임기 만료는 2021년 5월 6일이다.
KB데이타시스템은 5G시대에 각광받을 것으로 점쳐지는 클라우드 기반 데브옵스(DevOps) 개발 환경 브랜드 '크로노스(Kronos)'를 구축했다. KB데이타시스템은 신기술 기반 서비스를 발굴할 수 있는 '디지털 R&D 랩'을 통해 기술 내재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지주의 IT전문 관계사 하나금융티아이와 우리금융의 우리에프아이에스(FIS)는 은행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을 등용하고 있다. 하나금융티아이 유시완 대표는 2021년 3월(2020년 정기주주총회)까지가 임기다. 유시완 대표는 2015년 하나은행 IT그룹전무를 거쳐 2017년 하나금융그룹 ICT총괄 및 하나은행 ICT그룹 총괄 등을 역임해 디지털 전환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하나금융티아이는 최근 그룹 디지털 솔루션 통합 브랜드 '원큐온(1Q ON)'을 출시했다. 금융 IT 솔루션·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클라우드 플랫폼 등을 통해 대내외에 적용할 방침이다. 당시 유시완 대표는 "IT 서비스 중심의 디지털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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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의 우리에프아이에스(FIS)만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은행과 협업을 긴밀히 할 수 있도록 우리은행 IT그룹 부행장을 겸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리FIS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성종 대표는 2016년 우리FIS 리스크관리본부 상무, 2018년엔 IT그룹 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 우리은행 IT그룹 집행 부행장보를 거쳐 내년부터 IT그룹 부행장과 우리FIS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디지털전환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선, 은행과 IT자회사간의 협업이 중요하다"며 "김성종 IT부행장이 우리FIS 사장을 겸직하면서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속도감있게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