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에서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인 코어 네트워크를 독립된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제공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말한다.
다만, 정부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로 인해 특정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차별행위나 인터넷 품질 저하가 발생되지 않도록 통신사의 투명한 정보제공과 인터넷 품질유지 등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등 네트워크 기술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이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망 중립성은 통신사업자(ISP)가 합법적인 인터넷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제공사업자 등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망 중립성 원칙의 주요내용을 규정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시행해 왔다.
최근 5G 등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통신사업자는 자율주행차 등 일정 품질이 요구되는 융합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으나 융합서비스의 확산과정에서 일반 이용자가 사용하는 인터넷의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현행 법령 상 신규 융합서비스 제공 요건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기정통부 측은 “지난해 6월부터 이성엽 고려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망 중립성 연구반을 구성·운영해 왔다”며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정책자문질의를 시행하는 등 이해관계자 간 공감대를 형성해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반은 통신 3사, 카카오, 왓챠,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법·경제·기술 전문가(6명)로 구성돼 총 16회를 운영했다.
먼저, 현행 망 중립 예외서비스 제공요건을 보다 명확히 했다. 이를 위해 EU, 미국과 같이 특수서비스(specialized service) 개념을 도입했다.
EU는 특수서비스(Specialized Service), 미국은 인터넷접속서비스가 아닌 서비스(non-Broadband Internet Access Service)로 규정하고 IPTV, VoIP, 실시간의료(원격수술 등), 텔레메틱스, 에너지 소비 센서 등 기기 간 연결(M2M)을 제공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특수서비스는 ▲특정한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일정 품질수준(속도, 지연수준 등)을 보장해 특정용도로 제공하되 ▲인터넷접속서비스와 물리적 또는 논리적으로 구분된 별도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로 정의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특수서비스 개념 도입으로 신규 융합서비스 제공이 일정한 요건 하에서 가능해져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특수서비스 제공조건도 구체화했다. 특수서비스가 제공될 경우에도 일반 이용자가 이용하는 인터넷의 품질은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특수서비스의 남용 가능성을 차단했다.
통신사업자가 ▲인터넷접속서비스 품질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여야 하며 ▲망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도록 하고 ▲특수서비스를 망 중립성 원칙 회피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통신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 등 이용자 간 정보비대칭성을 완화하기 위해 투명성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통신사의 인터넷접속서비스, 특수서비스 운영현황과 품질영향 등에 대한 정보요청, 모니터링 등을 통해 이용자 등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특수서비스 제공요건을 갖춘 경우 자율주행차 등 신규 융합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통신사업자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도록 규정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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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는 EU가 망 중립성 원칙을 엄격히 유지하면서도 일정 요건 하에 특수서비스 제공을 허용하고, 미 바이든 행정부가 망 중립성 원칙을 복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적인 정책 동향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개정 가이드라인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하고, 현장에서 원활히 적용될 수 있도록 해설서를 마련하는 한편, 시장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