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식당.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후 대면 접촉을 피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자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대민씨(가명)는 고민 끝에 업장에 서빙로봇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씨는 이참에 음식 주문과 결제도 비대면(언택트)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지면 손님은 대면 없이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서빙로봇에게 음식까지 받게 된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한 번도 종업원을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AI(인공지능) 서비스로봇 및 무인점포 시스템 업체인 VD(브이디)컴퍼니가 언택트 시대 원스톱 비대면 솔루션으로 외식업계 풍경을 바꿔나가고 있다.
브이디컴퍼니는 국내에 처음 서빙로봇을 들여놓은 스타트업이다. 자율주행, 비전 인식기술 등을 활용해 기존 리테일 및 레스토랑의 시스템을 혁신하는 게 목표다. 국내 서빙로봇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서빙로봇 ‘푸두봇’ 국내 독점 공급사다.
■ "AI 기술로 실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코로나19로 일상이 된 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서빙로봇은 브이디컴퍼니가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2019년 중순 속초의 유명 물회 맛집인 봉포머구리집이 서빙로봇 국내 도입 1호점이다. 이후 약 1년 반이 지난 2020년 12월 현재 전국 400여개 이상의 실제 외식업장에서 550대의 서빙로봇 푸두봇이 비대면 서빙으로 활용되고 있다.
로봇에는 자율주행 기술에 쓰이는 라이다(LiDAR)와 RGBD 센서가 탑재되어 매장 내의 공간을 인지한다. 장애물을 인식하면 0.2초의 반응속도로 대응해 안전하게 주행한다. 직원이 테이블 번호와 출발 버튼만 누르면 서빙을 시작하고 고객이 음식을 내린 후 확인버튼을 누르면 대기 장소로 돌아오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푸두봇은 음식만 나르는 것이 아니라 생일축하 노래를 재생하며 케이크를 서빙해 주는 이벤트 행사요원 기능도 톡톡히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강남의 소개팅 명소인 '어거스트힐'은 트리 복장을 한 푸두봇이 각종 생일과 기념일, 프로포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산의 '에그풀' 매장에는 산타 복장을 한 벨라봇(BellaBot)이 서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어거스트힐에서 여자친구의 생일 이벤트를 기획한 수원의 김민호(가명)씨는 "서빙로봇이 음악과 함께 케이크를 가져다주어 여자친구에게 신기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줬다"고 전했다. 어린 아이들의 호기심이 집중되는 벨라봇은 많은 고객들이 SNS 등에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홍보효과는 덤으로 보고 있다고 매니저가 귀띔한다.
■ 서빙, 퇴식 넘어 방역까지 로봇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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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빙로봇 수요에 힘입어 브이디컴퍼니는 내년 푸두봇에 이어 퇴식로봇 홀라봇, 방역로봇 푸닥터 등 서비스로봇의 라인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2021년 말까지 국내 누적 3천대의 서비스로봇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브이디컴퍼니 함판식 대표는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고 보다 효율적인 매장 환경과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서비스로봇은 코로나로 일상이 된 비대면 트렌드에 대한 대안으로 삶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