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법 두고 갑론을박…공정위 "규제 필요"vs학계 "자율로 해결"

인기협,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토론회 개최

인터넷입력 :2020/12/22 15:51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 예고를 끝낸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두고 학계에서는 규제당국의 법적인 개입보다는 사업자의 자율규제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공정위에서는 해당 법은 플랫폼의 불공정거래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필요한 법으로, 규제 전체 차원에서는 오히려 완화된 측면이 있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서강대 ICT 법경제연구소는 22일 공동으로 '온라인 중개거래의 현재 그리고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입점업체와의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경제적 이익 제공을 강요하거나 손해를 떠넘기는 행위, 경영활동 간섭, 보복 조처 등을 제재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네이버, 카카오뿐만 아니라 오픈마켓, 배달앱, 앱마켓, 숙박앱, 승차중개앱, 가격비교사이트, 부동산-중고차 등 정보제공서비스, 검색광고 서비스 등에 적용된다.

인기협 토론회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정혜련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법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산업도 정보통신융합 기술 및 서비스의 등장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전통적인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시대착오적일 뿐만 아니라, 기술 및 서비스의 발전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만약 플랫폼이 해당 관련 시장 분야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표준계약서 시행과 계약조건 명시 의무만으로 불공정거래를 타파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중개력 독점화 환경에서의 계약서 작성에 대한 실효성 확보의 문제와, 표준계약서 작성에 대한 비용 부담 및 사회적 비용 증가의 문제를 추가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후원과 지도를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들이 규칙 설정 기회를 갖는 절차를 마련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반한 협상을 통해 합의된 규칙을 마련한 뒤 정부가 사후적으로 그 내용과 실행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보다 적합한 규제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업자의 자율규제가 경쟁당국의 개입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발제는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온라인 플랫폼 거래 현황과 공정화법에 따른 영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거래는 특정 유형으로 포착하기 곤란해 통일적인 규율대상으로 삼기에 부적절한데 세부적이고 면밀한 시장 분석‧검토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한 뒤, 이 법이 시행될 경우 “법 적용 대상‧내용의 과잉으로 인해 시장의 자율성과 창의성, 역동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제 후 토론 자리에서도 여러 교수들의 우려가 나왔다. 김현경 교수는 “ICT 분야는 한 부처의 독점적인 영역이 아니어서 다수의 부처가 경쟁적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면서 “이는 관료정치의 모습이 전형적으로 드러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가통신사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정당한 이유가 없고 기존 제도와의 충돌, 일반법과 특별법 관계에 따른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돼 관료주의로 인해 혁신적 서비스의 사멸 등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관할에 대한 조직법적 검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교수는 “양면사업모델에 따른 복잡성으로 인해 ‘불공정 행위’에 대한 이론적 접근이 어려워 상당 기간 동안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며, 온라인 플랫폼 대상 사전 규제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이 활동하는 영역에서 시장 실패가 유력한지, 현재의 규제 체계로 부족한지, 규제를 한다면 비대칭 규제 해소 방안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정위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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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 과장은 해당 법은 이미 간담회를 거쳐 사업자들을 설득하는 과정과 설명의 과정을 거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전체 차원에서는 규제 완화 측면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과장은 "플랫폼에 입점하는 업체들은 오히려 더 강한 규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수수료도 언급됐고, 계약서에 필수 기재 내용도 더 추가시켜달라는 요구도 있었다"며 “검색엔진, 스트리밍 플랫폼, MCN 등의 경우 플랫폼과 계약관계가 없는 사업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므로 거래 개시를 알선한다고 볼 수 없어 법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비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는 경우에 한해 규제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