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포, ‘AI 강국’ 위한 현업 목소리 정부에 제언

중기부 ‘아이콘 컨퍼런스'서 발표..."강력한 컨트롤 타워 아래 체계적 전략 필요"

인터넷입력 :2020/12/15 11:32    수정: 2020/12/15 14:39

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AI에 특화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원책을 보다 체계화 하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AI 활용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현업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 AI 관련 산업에서의 민관 협력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작은 기업들의 성장 밑거름이 되는 데이터 개방의 노력들이 지속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나아가 클라우드, 바이오/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성장성 있는 분야의 경우 보다 전략적이고 세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정책 제언도 뒤따랐다.

나아가 AI 정책을 관장하는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정해져 일관된 방향성 아래, 중복 규제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스타트업 자료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미국·중국에 한 발 늦은 AI 코리아...코스포 “작은 기업서 경쟁력 찾아야”

AI 기술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AI 스타트업 기업 수도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 스캐너에 따르면 2016년 등록 기존 전 세계 AI 스타트업 기업은 총 1천535개에서 지난해 2천649개로 이전 조사 대비 58% 증가했다. 

또 AI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은 약 266억 달러(한화 약 30조원)에 달했다. 특히 AI 연구의 개방성이 줄고 폐쇄성이 짙어지면서 자본력 차이로 인한 기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조사돼 정부의 전략적 지원 아래, 산업계와 학계, 연구단체 등의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AI 스타트업 투자 규모 추이

우리나라의 경우 문재인 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의 AI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나 미국과 중국 등 AI 선진국에 비해 늦은 출발이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AI 반도체 기술 개발 등에 집중돼 있어 중소규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싹을 틔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스타트업 대표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중소 기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고 분석해 AI 정책 개선 방안을 제언했다. 

코스포는 국내 AI 산업계에서 체감하는 다양한 애로사항과 정책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10월 한 달 간 127명의 다양한 AI 산업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출범한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 i-CON’(아이콘) AI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 내용은 15일 오후 열리는 ‘제2회 아이콘 컨퍼런스: 비대면 시대의 개방형 혁신’을 통해 보다 상세히 공유될 예정이다.

제2회 아이콘 컨퍼런스

AI 특화 중소기업/스타트업 지원 보다 체계적으로...AI 활용 인력 키워야

먼저 코스포는 글로벌 IT 대기업에 맞설 국내 기업의 절대적인 숫자와 규모가 적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더 많은 후보군을 양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얼마 전 발표된 인공지능 국가전략에서도 AI 관련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실효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에 향후 지원 정책에 있어 AI 분야에 특화된 스타트업/중소기업 지원이 보다 체계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AI 클러스터 혹은 테스트베드 등을 적극 조성하고, 그 안에서 연구와 실험, 창업과 성장이 유기적으로 연관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AI 기술에 특화된 지원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이런 지원 기조가 대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도 첨언했다.

또 코스포는 AI 인재 양성에 있어서도 양적인 증가뿐 아니라,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AI 활용인력을 키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장기적인 교육 정책 측면에서 대학에서의 이공계 교육 개선 및 스타트업 문화에 부합하는 교육 풍토와 같은 다양한 방식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전문 인력과 연구 거점 및 기업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정책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AI 국가전략 개요

AI 관련 산업 민관 협력 키워야...데이터 개방 노력도 지속돼야

코스포는 정부가 투자액의 양적 확대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AI 관련 산업에 민관 협력 방식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사업에 민간 사업자가 협력관계 파트너로 참여해 일정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사업의 안정성이 보장되면서 민간사업자의 창의와 효율을 적극 발휘하는 방안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제도 개선을 통해 민간투자사업을 ‘시설’뿐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나 ‘시스템’까지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나아가 민간투자사업의 추진 과정을 AI의 기술적 특징을 감안해 간소화 하고, 필요한 투자 재원 조성 등 활발한 민간투자사업 참여를 위한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스포는 공공데이터 개방과 데이터 공유를 위한 플랫폼 구축 등 인공지능 국가 전략 방향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가명정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에는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민간 부문의 데이터 활용 및 산업 진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원 규정이나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데이터 개방을 양적, 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뿐 아니라, 공공기관에 대해 공공데이터의 가명처리 의무를 전면적 혹은 부분적으로 부여해 개인정보 침해의 우려가 없는 데이터를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물인터넷 자료사진(제공=픽사베이)

규제 필요하지만, 톱다운 아닌 자율규제 방식 우선시 돼야

코스포는 이번 정책 제언서에서 알고리즘 규제의 문제점도 짚었다. 왜곡, 편향, 검열, 사생활 침해 등 역기능 우려 차원에서 알고리즘 규제가 필요하지만, 지나친 규제가 가해질 경우 AI 스타트업들의 기술 개발 가능성을 제약하고 AI 산업 발전 속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기업들의 자율적인 서비스 운용 원칙과 기준 확립을 기본으로, 국가는 자율적인 알고리즘 통제 환경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의 수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동 거버넌스를 통해 알고리즘 문제를 법규 형태가 아닌, 협력의 형태로 해결하자고 제언했다.

코스포는 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부가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정책을 세웠으나, 실제 현장 곳곳에서는 여전히 규제 지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들은 AI 국가전략에 대해 “과감한 규제 혁신 및 법제도 정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수정 및 보완의 필요성이 가장 높다고 응답해 보다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규제 방법론적 차원에서 전통적입 톱다운 방식의 규제보다, 자율규제 혹은 공동규제의 방식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라우드·바이오/헬스·모빌리티 등 진흥 초점 둔 세밀한 정책 필

자율주행차 자료사진(제송=이미지투데이)

코스포는 주요 AI 연관 산업 분야별 정책도 제언했다.

클라우드의 경우 AI와 상호보완적이고 필수적인 관계인만큼 이에 대한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스타트업이 AI 관련 산업에 참여하기 위한 전제로 광범위한 공공데이터 등을 활용해야 하는데, 클라우드 활성화는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이 보호하는 가치와 상충되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명처리 후에도 개인정보가 드러나는 ‘재식별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비식별화 조치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의 가명정보 활용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고,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의료 및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트라넷으로 구성된 샌드박스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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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분야에 있어 코스포는 '규제여부'가 아닌 '규제방식'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검증을 통환 신뢰성 확보가 어려운 만큼, 해당 기술을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테스트할 수 있는 시범단지 마련에 대한 지원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 i-CON’은 AI를 비롯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스마트공장 등 주요 분야별 중소기업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이다. 이 중 AI 분야는 국내 대표 스타트업 단체인 코스포가 운영지원지관으로 선정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AI 네트워크 활성화 활동에 전념해 왔다. 또 AI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과 개선의 목소리를 한 데 모아, 정부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제언서를 만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