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세가 좀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유럽국들이 시민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독일 경제연구소인 'DIW'가 일부 시민을 대상을 상대로 조건없이 일단 기본소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실업 상태에 빠진 시민이 점차 늘어나면서 다른 유럽국도 기본소득을 제도화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는 독일 베를린의 경제연구소(DIW)가 비영리단체 '마인 그룬트 아인콤멘(Mein grund Einkommen)'과 손잡고 기본소득을 지원하고 지원자에 대한 추적 연구를 가동하는 등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개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약 15만명의 개인 기부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해 2021년 봄에 120명의 개인에게 매달 1천200유로(약 158만원)돈을 분배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3년간 설문조사를 통해 기본소득을 받는 지원자들의 삶을 추적할 예정이다. 이 연구에 참여하는 인원은 총 1천500명이며, 기본소득을 지원받지 못한 1천380명과 120명을 대조해 연구결과를 낼 예정이다. 고용상태와 무관하게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설계됐으며, 모집 공고 후 150만명이 실험에 참가 의사를 보였다.
독일 경제연구소 위르겐 슈프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수 년동안 지속된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에 대한 이론적 논쟁을 사회적 현실로 옮겨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우리는 장기간에 걸쳐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을 지불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행동과 인식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알아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고용상황과 무관하다는 점에서 '보편적' 기본소득 지원을 지향하고 있다. 매달 정해진 액수의 돈을 지급하며 수령자는 돈을 벌거나 벌지 않아도 된다.
기본소득은 최근 코로나19라는 강력한 변수가 등장하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논제 중 하나다. CNN 비즈니스는 지난 3월 옥스퍼드대가 실시한 연구서 유럽인의 71%가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을 찬성한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티모시 가튼 애쉬 연구원은 "비현실적이고 유토피아적인 아이디어로 치부됐지만 찬성율은 놀라운 수치"라고 설명했다.
생루이대학교 야닉 밴더보라이트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사태로 경제에 급속한 타격을 입었으며 정책 입안자들은 빠른 해결책을 모색 중일 것"이라며 "대규모 노동자 집단에 대한 긴급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타격을 해결하기 위해 광범위한 재화 분배가 타깃을 정한 지원책보다 더 빨리 실행될 수 있어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도 성향의 영국 자유민주당 크리스틴 자르딘 의원 역시 "코로나19는 게임 체인저"라며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편적 기본소득 제안을 검토하게 됐다"며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해 노동당과 함께 정부에 유사한 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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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핀란드도 2017~2018년 무작위로 선정한 2천명의 실업자에게 실업급여대신 560유로(약 74만원)의 월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실험을 단행했다. 일자리가 생기면 실업급여가 중단되는 것과 다르게 기본소득을 받는 이들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기본소득 때문에 행복했으며 파산할 위험없이 새로운 일들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또 연구는 노동시장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도 기록하지 않았고, 참가자는 기본소득이 없는 대조군보다 연평균 6일 더 일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보편적 기본소득이 유럽국 전역으로 확산되긴 아직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이념 등에 따라 각기 다른 견해를 갖고 있어서다. 스위스는 2016년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지만, 77%가 이 안을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