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 내년 오픈뱅킹 앞두고 '디지털 강화' 총력

모바일 플랫폼 개편하고 차세대 시스템 구축…편의 기능에 눈길

금융입력 :2020/11/25 16:54

저축은행 업계가 오픈뱅킹 도입을 앞두고 디지털 서비스 개편에 신경을 쏟고 있다. 내년 초 오픈뱅킹이 시행되면 다른 금융업권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역량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금융위원회의 오픈뱅킹 고도화 계획에 발맞춰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추후 테스트와 이체 수수료 등 조율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정식으로 서비스를 가동할 예정이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결제나 송금까지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저축은행 업권에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되면 소비자는 시중은행 앱을 통해 저축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신한 쏠(SOL)'로 웰컴저축은행 계좌를 조회하거나, '웰컴디지털뱅크'로 신한은행 계좌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사진=SBI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오픈뱅킹이 저축은행의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물론, 플랫폼 내에서 시중은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개별 전산망을 보유한 주요 저축은행은 각각의 디지털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서비스 정비에 한창이다.

먼저 SBI저축은행은 이달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한 모바일뱅킹 플랫폼 '사이다뱅크 2.0'을 선보였다. '사이다뱅크 2.0'은 일상생활에서 유용한 서비스를 디지털로 구현한 게 특징이다. 입출금통장과 예·적금 계좌를 공유해 공동으로 관리하는 '커플통장서비스', 목적에 따라 잔액을 나눠 보관하는 '통장쪼개기서비스' 등이 추가됐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뱅크 2.0'을 통해 안심이체서비스도 제공한다. 송금 받는 사람의 계좌와 휴대전화번호를 대조하고 거래의사까지 확인함으로써 착오송금이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서비스다.

또 웰컴저축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웰뱅)에 인공지능(AI) 기반 악성 앱 사전 탐지 기술을 탑재했다. 이에 따라 웰뱅이 설치된 스마트폰은 보이스피싱 등에 사용되는 불법 프로그램을 차단할 수 있다. 특히 AI가 전 세계 앱을 수집·분석한 뒤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인증된 앱과 스마트폰에 설지된 앱이 일치하는지를 검증해 사용자에게 안내한다.

웰컴저축은행 측은 사전 테스트에서 45개의 악성 앱을 포착했으며, 이들 중 다수가 전화번호 탈취와 개인정보 수집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OK저축은행은 LG CNS-뱅크웨어글로벌 컨소시엄과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여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상담기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채권과 기업금융 관리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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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OK저축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통합인증 시스템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혁신적인 서비스 환경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픈뱅킹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안정적인 서비스를 구축함으로써 소비자의 믿음을 얻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