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기술혁신펀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결성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천600억원 규모 1차 기술혁신펀드 투자금 결성식과 20개 기술혁신기업의 투자 유치 설명회(IR)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1차 기술혁신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원익투자파트너스와 포스코기술투자·SG인베스트먼트, 키움인베스트먼트가 각각 535억원 규모(총 1천600억원)의 펀드 결성을 완료했다.
3개 펀드 운용사는 이날부터 앞으로 3년간 혁신기업을 발굴해 기업당 30~50억원을 4년 내외 기간 R&D 자금으로 투자한다. 기업이 R&D를 통해 이익과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운용한다.
올해 1차 펀드는 그간 시장에서 투자가 활발하지 않았던 제조 업종 중심으로 투자한다.
기술혁신펀드는 그동안 정부가 출연방식으로 기업 R&D를 지원해오던 방식을 탈피해 시장관점에서 기업 R&D 활동에 투자할 수 있도록 조성한 첫 번째 펀드다. 1차 1천600억원 규모 펀드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5천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기술혁신펀드는 다른 정책펀드와 달리 정부 예산 투입이 없다. 산업부 R&D 자금을 예치하는 전담은행(기업은행, 신한은행)의 기본출자(2천800억원)를 활용해 조성된다.
이날 투자금 결성식은 그동안 펀드 운용사 투자금 모집이 완료돼 본격적인 기업 투자 착수를 알리고 투자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3개 펀드 운용사와 기본출자자(기업은행·신한은행), 한국성장금융(모펀드 관리기관), 산업 R&D 전담기관(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3개)이 ‘기술혁신펀드 결성·지원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이들 기관은 기술혁신펀드가 시장의 다양한 기술혁신기업에 효과적으로 투자될 수 있도록 기업발굴과 투자, 기업지원 등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R&D 전담기관은 펀드 운용사에 정부 R&D 과제에 참여한 혁신기업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은행권은 기업금융 지원정책을 연계해 펀드 운용사가 더욱 적극적으로 혁신기업 발굴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한편, 오후에는 사전 서면 심사를 통해 선정된 20개 기술혁신기업이 3개 투자운용사를 상대로 향후 기술혁신 전략과 사업계획 등을 제시하는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발표하는 20개 기업은 사전심사에서 기술력이 높고 개발 제품의 시장성이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투자운용사는 이들 기업 가운데 투자 기업을 선정, 이르면 연내 투자 협력 체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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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에는 코로나 확산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현장 진단 디지털 분자진단시스템 기술을 개발하는 ‘옵토레인’, 해상 구조 드론 등 개인 운송기기를 개발하는 ‘숨비’, 플라스틱 폐기물을 원료로 재가공하는 기술을 보유한 ‘서원테크’, 이차전지 분야 전기자동차용 전고체 전지 소재를 개발하는 ‘티디엘’, 5G 전력 증폭기를 위한 고방열 융합 패키징을 개발하는 ‘코스텍시스’ 등이 참여한다.
장영진 산업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민간 투자방식으로 기업 R&D를 지원하는 이번 기술혁신펀드를 통해 기존 정부 R&D 지원방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보다 혁신적인 기업을 발굴해 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 월드클래스300기업,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기업 등 정부 R&D를 통한 혁신기업 지원과 시장의 기술혁신펀드가 유기적으로 연계·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