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4년까지 디지털·그린 뉴딜, 소부장 등 국가 핵심전략분야 유망기업 1만2천개를 발굴해 육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1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혁신형 강소·중견기업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 총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함께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하면서 생산·소비·유통 등 경제환경 전반에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윗물이 흘러야 아랫물도 흐른다’는 산업화 시절 발전모델보다는 강소·중견기업이 주축이 되는 유연하고 민첩한 경제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어 “혁신성과 잠재력을 갖춘 강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연구개발(R&D)부터 상용화 및 판로개척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기업규모와 특성에 맞게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코로나19로 침체한 기업 활력이 되살아 날 수 있도록 기업규모와 특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성장 정책으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다.
정부는 ‘강소·중견기업의 글로벌 재도약으로 혁신성장 조기 실현’을 비전으로 ‘혁신형 강소·중견기업 성장전략’을 추진하기로 하고 ▲글로벌 전문기업 도약 ▲국가전략산업 혁신기업군 성장 가속화 ▲매출 100억원 달성 지원 ▲지역·사회 발전 견인하는 앵커기업 육성 등 4가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우리 경제의 핵심 허리층인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제 기여도를 2018년 20%에서 2030년에 3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 글로벌 전문기업화 촉진
정부는 2024년까지 세계일류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그린뉴딜 등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혁신제품 개발, 트랙 레코드 확보, 수출 판로개척 등을 종합 지원한다.
우선 총 1조5천억원을 투자해 강소·중견기업의 대표 R&D 지원 사업인 월드클래스300과 우수기업연구소(ATC) 사업을 2단계로 확대 추진한다. 신산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산업정책과 연계를 강화하고 컨소시엄 등 연대와 협력에 중점을 맞춰 활성화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제품 가운데 혁신성·공공성이 높은 상품은 ‘혁신제품’으로 선정하고 공공기관 우선 구매를 장려해 납품실적 확보를 지원한다.
수출 바우처 지원 사업도 올해 220억원에서 내년에는 250억원으로 확대한다. ‘수출개척기업’ 전용 트랙을 신설해 판로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판 뉴딜 기술혁신 챌린지’를 통해 자체 투자 여력이 있는 중견기업이 한국판 뉴딜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공공연구기관(출연연 등), 대학 등과 핵심기술 R&D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
우선 중견기업 투자 로드맵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역량을 보유한 전문 공공연구기관을 협력기관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 이공계 대학교수가 연구년을 활용해 강소·중견기업과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공동 R&D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도 활성화한다. 해외 혁신기업·기관과 공동연구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하려는 중견·강소기업을 위해 독일·이스라엘·러시아 등 소부장 강국에 기술협력거점을 구축하고 R&D와 사업화를 지원한다. 지난해 6월 한·독 소부장 기술협력센터를 개소했고 내년에는 이스라엘 현지 거점 설립을 추진한다.
발굴한 기술협력 수요 가운데 디지털 뉴딜, 빅3(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국가전략산업 분야는 국제공동 R&D 트랙을 새로 만들어 지원한다.
중소·중견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신사업 등대 프로젝트’를 마련해 협력 모델을 발굴한다.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기업 간 공동 사업 재편, 첨단산업에 공동 투자하는 프로젝트 발굴, 디지털전환 수요·공급기업 매칭, 해외진출 경험 공유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 등 유형별 맞춤 지원을 통해 2024년까지 100개의 신사업 발굴 사례를 창출할 계획이다.
■ 차세대 혁신기업군 집중 육성
정부는 디지털·뉴딜, 소부장 등 국가핵심전략 분야 유망 기업을 2024년까지 1만2천개를 발굴·육성한다.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혁신기업 3천500개, 민간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TIPS) 기반 벤처·스타트업 3천100개, 소부장 으뜸·강소·스타트업 400개 등을 지원한다.
산업부와 중소벤처기업부(중소, 벤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ICT, SW)·특허청(IP) 등 부처 간 지원 사업을 연계해 정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이어달리기’ 제도를 도입한다.
이 제도는 지원 사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기업에 다른 부처 사업에도 가점을 부여하고 패스트트랙 등을 통해 참여를 쉽게 하고 후속지원도 추진한다.
부처별 지원 사업에서 선정돼 혁신성을 인정받은 기업 정보를 통합한 ‘데이터뱅크’를 통해 투자유치, 협력 파트너 발굴 등 사업화 기반을 마련해 줄 예정이다.
제도적 환경도 조성해준다. 소부장 기업 등 혁신형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특례보증(30억원→150억원)을 적용한다. 산업부는 혁신기업 1000 선정 시 소부장, 사업 재편 승인기업 등을 추천한다. 초기 중견기업의 연구소 설립에 대한 지방세 감면도 확대하는 등 혁신투자 활성화 환경을 조성한다.
정부 R&D 민간부담금, 청년인력고용지원사업 등에서 초기 중견기업을 중소기업 수준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규제자유특구의 기업 성장촉진 기능 강화, 비대면 기업 혁신생태계 조성 등도 추진한다.
■ 매출 100억원 돌파기업 지원기반 확충
정부는 기업 성장의 첫 관문인 ‘매출 100억원 허들’을 극복할 수 있는 인력·R&D·자금·판로 지원책도 내놨다.
중소기업 인력 부족률을 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재직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전문인력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내일채움공제 적립금을 분담하는 협업 모델을 확산하고 중소 근로자 대상 주택 특별공급 시 재직기간 배점을 60점에서 75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소기업 계약학과도 올해 67개에서 내년 72개로 늘리고 16개 기업인력애로센터를 통한 취업연계 지원, 성과공유기업 10만개 창출 등을 전개한다.
재직자의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석박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AI 연계·활용역량 강화를 위한 훈련을 지원한다.
투자형·후불형 R&D, 미드테크(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 전기장비 제조업 등) 분야 신제품 개발 지원, ICT 융합 R&D 바우처 지원 확대, 스케일업 기술사업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혁신·도전적 기술개발을 촉진할 계획이다.
정책자금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등 중소·벤처기업의 정책금융 접근성도 높인다.
성장 중소기업에 대한 시설투자 자금지원 규모를 올해 8천300억원에서 내년 1조1천500억원으로 확대하고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도 내년에는 1조4천억원 규모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수출중소기업 물류 애로 해소, 온라인 수출 활성화, 중소벤처 기업 혁신제품 판로 확대 등을 추진한다.
특히 브랜드K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를 국내와 해외에 한 곳씩 개설해 홍보·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도 올해 3억8천만원에서 내년 62억원으로 확대한다.
■ 지역·사회 앵커기업 육성
정부는 2022년까지 지역대표 중견기업 100개, 지역혁신 선도기업 500개 등 지역산업 생태계를 선도하는 중견·강소기업 600개를 발굴해 R&D·사업화·자금 등을 집중 지원한다.
한국판 뉴딜과 지역균형뉴딜 등 지역혁신 수요에 맞춰 지역 주력산업을 재편하고 내년부터 지역특화산업육성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적 가치실현에 모범이 되는 명문 기업이 확산할 수 있도록 명문장수기업 등 기업 지원을 강화한다. 명문장수기업 신청 제한업종(건설업 등)을 폐지하고 현재 매출액 3천억원 미만 중견기업만 신청할 수 있도록 하던 제한을 없애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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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전략 추진을 위해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글로벌 강소·중견 성장 지원단’을 구성해 업종별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 차원에서 혁신형 기업 육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도록 국무총리 주재 목요대화를 활용해 업계, 민간 전문가와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