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친환경 모빌리티' 시책에도 공공기관의 저공해자동차 전환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차량을 전기차·수소전기차 등 저공해차로 구입하게끔 법이 개정됐음에도, 아직 전환율이 0%인 기관도 여러 곳 있어 친환경차 전환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의 의지가 미흡하다는 평가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행정·공공기관의 저공해자동차 구매·임차 실적 조사 결과, 평균 전환율은 63.7%로 집계됐다.
전체 241개 행정·공공기관에서 총 2천748대의 저공해차를 구매·임차했다. 이는 전체 구매·임차 차량 4천312대 중 63.7%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가기관은 전체의 87.2%(465대)를, 지자체는 51.5%(1천412대)를, 공공기관은 84.2%(871대)를 저공해차로 구매·임차했다.
저공해차 의무구매비율(100%)을 이미 달성한 기관은 총 101개(41.9%)였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국가기관은 9개(47.3%), 지자체는 67개(36.4%), 공공기관은 25개(65.8%)가 신규차량을 100% 저공해차로 구매해 임차했다. 이 중, 12개 기관은 모든 차량을 제1종 저공해차(전기차·수소전기차)로 구매해 친환경 미래차 확산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저공해차 전환율이 30% 미만인 기관은 총 78곳에 달했다. 그 중 23개 기관은 3분기까지 10대 이상의 차량을 구매·임차하면서 저공해차를 1대도 구매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자동차를 100대 이상 보유한 전국 행정·공공기관 241개(국가 19개, 지자체 184개, 공공기관 38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국의 행정·공공기관은 지난 4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신규차량을 반드시 저공해차로 구매·임차해야 한다. 이에 환경부는 공공부문 저공해차 의무구매비율 달성을 위해 분기별로 구매·임차 실적을 점검하고 저공해차 구매를 독려해왔다.
환경부는 그린뉴딜 대표과제인 '친환경 미래모빌리티' 성과 창출, '미래차 확산과 시장선점 전략'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저공해차 의무구매·임차제도를 단계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또 대(對)국민 홍보효과가 큰 정부 부처 등 주요 기관장 업무용 차량은 100% 전기차·수소전기차로 전환, 기관장 차량의 차종 정보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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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관계자는 "저공해차 의무구매비율을 달성하지 못한 기관에 대해선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부처·공공기관 성과평가 항목에도 반영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전체 신규차량의 80% 이상을 제1종 저공해차(전기차·수소전기차)로 구매·임차해야 하고, 그 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원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미래차 대중화시대를 열기 위해선 공공부문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친환경 미래차 확산에 있어 민간의 참여도 적극 유도하기 위해 행정·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대형법인도 자발적으로 미래차 전환계획을 수립·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