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0개월 만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출석

오늘 5차 공판기일 피고인 출석할 듯…양측 쌍방 항소 이유 정리 등 진행

디지털경제입력 :2020/11/09 09:47    수정: 2020/11/09 10:3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공판준비기일에도 재판부의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부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송영승·강상욱)는 이날 오후 2시 5분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5차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정식 재판인 만큼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지난 1월 이후 중단됐다가 지난달 26일 9개월 만에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특검은 이번 재판부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실효성 여부를 이 부회장의 양형 감경 사유로 삼겠다는 데 반발해 법원에 기피 신청을 냈고 최종 기각됐다.

재판부는 남은 공판기일에 삼성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하는 준법위 실효성 여부 등을 검증해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최종 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내년 2월 법관 인사 전까지는 재판이 마무리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이미 지난달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번 5차 공판기일에 이어 11월 16~20일 사이에 준법위 운영을 점검하는 전문심리위원과 면담 조사를 진행, 11월 30일 6차 공판기일에 전문심리위원 평가 등을 듣고, 최종 변론 절차를 12월 14일이나 21일로 진행하는 일정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특검 측의) 전문심리위원 추천이 전혀 안 된 상태"라며 "9일 공판기일에 의견을 다시 들어 추후 재판 일정을 정하겠다"고 했다.

앞서 재판부는 올 초 준법위가 실효적으로 운영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재판부와 특검, 변호인 측이 각 1인씩 추천해 전문심리위원단(3명)을 구성할 예정이었다. 특검은 전문심리위원 구성 자체에 반대하며 의견을 내놓지 않다가,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이후 입장을 바꿨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주심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지정했다. 이 부회장 측은 올 초부터 고검장 출신 김경수 변호사를 제안했으며, 특검도 지난달 말 의견서를 제출하며 전문심리위원 후보를 비공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번에 재판 심리에 필요한 요소로 총수 역할을 하는 이재용 부회장 등 피고인이 뚜렷한 목적을 갖고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는지, 막대한 이익을 얻는 과정에서 회사와 주주 손해에 대한 피해 보상이 있었는지, 사회환원을 할 의사가 있는지, 준법위 실효적 운영을 위해 실질적으로 독립성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이와 관련 총수 영향력이 있는지 등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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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특검은 "준법위의 실효적 점검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와 실행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향후 기일을 정해야 한다"며 시간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삼성 변호인 측은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피고인이 공판 2개를 동시에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와서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은) 소송 지연 목적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