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택트 시대가 일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은행업권은 디지털 시대에도 패권을 잃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히고 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빅테크나 핀테크가 빠른 속도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자 은행도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일환이 클라우드 도입이다. 2019년 초 금융권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은행업계는 IT자원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접목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5일 국내 은행들은 일단 내부업무에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등 단계적 도입을 검토하고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내부 업무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 중이고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클라우드로 가기 위한 준비 단계인 리눅스로 체제 전환도 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더 케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대면 쪽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했으며,
2024년까지 그룹 공동 클라우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2025년 이후에는 코어뱅킹을 포함한 전 영역의 클라우드 적용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다르게 NH농협은행은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올원뱅크'에 은행권 최초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IT인프라 자원을 별도의 구축 비용 없이, 사용한 만큼 이용료를 내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유연한 서비스 확장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018년 5월 '그룹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IT 리소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하드웨어 사전투자 및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이 절감 차원에서다.
은행업계에선 클라우드 도입이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신 기술인 블록체인·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출시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발 빠른 대응 전략이며 비즈니스 서비스에서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NH농협은행 조현상 올원뱅크 셀 팀장과의 일문일답.
Q. NH농협은행이 프라이빗이 아닌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한 이유는.
"제휴사업도 많이 해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필요한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하면 예비타당성검사부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클라우드는 그에 비해 시간을 절약해주는 면이 있다. NH농협은행 '올원뱅크'에 올해 처음으로 도입하겠다고 중지를 모았다."
Q. 보안 이슈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명확하진 않다. 그래서 비금융서비스부터 먼저 하는거다. 금융서비스와 관계된 것은 금융보안원과 협의해야할 부분도 있다. 내부 정보 보호 등도 논의할 것이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금융서비스에도 접목해, 100% 퍼블릭 클라우드로 가려고 한다."
Q. 클라우드 서비스가 접목된 금융서비스는 뭐가 있나.
"대량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할 때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다. 물론 은행 시스템 인프라도 막강하지만 정해져있는 자원이지 않나. 클라우드는 이보다 좀더 자유롭기 때문에 대량 마케팅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다. 개인정보수집에 대해선 네이버클라우드와 개발된 인프라를 토대로 점검 중이다."
Q. 필요한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보다 SaaS 가 가진 장점은.
"당연히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계약을 맺은 네이버클라우드는 180개 정도 SaaS를 갖고 있다고 한다. 필요한 것을 개발해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클라우드가 갖고 있는 동영상·위치기반 솔루션 등을 접목해서 올원뱅크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은행뿐만 아니라 네이버클라우드 양자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Q. 무슨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인가.
"NH농협은행 올원뱅크에 일단 OCR (광학신 문자판독 기술) 지로 납부 서비스를 올해 내 선보일 계획이다. 일단 비금융서비스를 시작으로 위치기반과 금융을 연계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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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란? 퍼블릭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로 별도 소프트웨어 도입없이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