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는 계속 진화 중, 미래는 스트레처블·VR/AR이다"

'2020 미래형 디스플레이 기술세미나' 27일 개최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10/27 18:31    수정: 2020/10/28 11:38

전자 기기의 패러다임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과거 고정된 형태의 기기는 오늘날 휴대할 수 있는 기기로 발전했고, 앞으로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디스플레이는 이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디스플레이의 유연성(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이다. 지금의 정형화된 형태의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와 다른 정형화되지 않은 형태의 기기(스트레처블)가 출현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 이상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100인치 이상의 초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줬지만, 증강 및 가상현실 기기는 대면적 디스플레이에 대한 소구점을 상실시킬 수 있다. 이에 디스플레이는 투명한 특성을 갖추면서 초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 홍문표 고려대학교 교수.

현재 모바일 제품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600ppi로, 향후 1000ppi 이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강 및 가상현실(AR·VR)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는 2000ppi 이상의 해상도가 요구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에 맞는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 - 정재경 한양대학교 교수.

마이스포럼이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20 미래형 디스플레이 기술세미나'에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스트레처블(신축성을 갖춘 디스플레이)'과 '증강·가상현실(AR·VR)'의 최신 기술 동향과 향후 과제가 소개됐다.

또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시설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맞서 국내 디스플레이가 나아가야 할 방안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27일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미래형 디스플레이 기술세미나' 현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상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디스플레이는 유비쿼터스 트렌드에 맞춰 웨어러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일례로 심장 박동을 측정하고, 자세를 교정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패치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이라며 "연구계에서는 전력반도체, 능동소자, 수동소자, 기판 등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요소까지 모두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인터커넥트, 기판 등의 일부 요소만 유연성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경박단소화를 통해 디스플레이 전체의 유연성을 끌어내는 방법론이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예컨대 스트레처블 구현을 위한 전극은 물리적 변형이 가능하면서 투명하고, 전자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특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해 메탈 나노와이어,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고분자 재료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중 나노와이어 네트워크(그물망 형태)를 물결(Wavy) 형태로 변형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물리적 힘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각도로 전극을 형성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판의 경우에도 증가하는 부품 수에 대응해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재기능을 발휘하는 동시에 물리적 형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며 "인터커넥트는 기판과 각종 소자가 연결되는 접점이라는 특성 때문에 연결 부위에 저항이 발생, 이는 밀착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전자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어 프린팅 공정을 통해 높은 신뢰성을 갖춘 전극을 형성하는 방법이 연구 중이다. 전기 전도성을 갖춘 접착제를 활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2020 미래형 디스플레이 기술세미나 현장.

홍문표 고려대학교 교수는 초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증강 및 가상현실 기기용 디스플레이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홍문표 교수는 "2000년대 초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100인치 이상의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저렴하게 생산해 가정을 넘어 상업용 시장까지 장악하려고 했지만, 중국에 주도권을 넘기면서 해당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며 "증강 및 가상현실 기기는 평상시에는 안경처럼 착용하다가 필요할 때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는 콘셉트로 실감 영상을 구현할 경우, 대면적 디스플레이에 대한 소구점을 상실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는 프로젝션(반사형 광학장치) 기술을 활용한 증강 및 가상현실 기기가 출시되고 있지만, 초소형 디스플레이를 안경에 탑재해 광학적으로 빛을 쏘아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이런 기술 방식은 영화 아이언맨처럼 실제 현실과 가상의 이미지를 거부감 없이 구현하기에는 부족해 증강 및 가상현실 디스플레이는 투명한 특성을 갖추면서 초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나아가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 스마트폰 대신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입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센싱 기술이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의 진화를 이해하는 것은 5~10년 후 비즈니스를 미리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스트레처블 유기발광다이오드는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 개발이 진행 중인 기술이지만, 경쟁국에서 특히 관심이 많고, 기술 노하우를 가져가려는 시도가 많이 포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경 한양대학교 교수는 증강 및 가상현실 기기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로 유기발광다이오드를 강조, 국내 업계가 향후 이를 통한 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정재경 교수는 이에 대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초고해상도에 대응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이 한창으로, 앞으로 해상도는 1000ppi 이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4.3인치 1443ppi 해상도의 120헤르츠(Hz)로 동작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개, 삼성전자도 내부적으로 시장이 성숙되는 시기를 지켜보며 2000ppi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어 "안경 형태의 증강 및 가상현실 기기의 시청 범위를 2센티미터로 가정했을 때 최소 1200ppi의 해상도가 요구되는데 유기발광다이오드는 편광판을 빼거나 적층 구조의 빈공간을 만드는 방법으로 투명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고, 이론적으로 75%의 투과율까지 구현할 수 있다"며 "LCD와 마이크로LED는 구조적으로 초투과율과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데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람 눈의 화소수는 약 8천600만 화소로,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증강 및 가상현실 디스플레이는 1억개의 화소가 필요하다"며 "다만, 문제는 초투과율과 초고해상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자 관점에서 트랜지스터 크기를 엄청나게 줄여야 하는 데 트랜지스터 사이즈를 줄이면 핫 캐리어(이동성이 커진 전자가 전기적 특성을 교란하는 현상)가 커져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