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영상 서비스 퀴비, 결국 항복…"폐업하겠다"

"사업 축소하고 동료와 작별 고할 때 됐다" 밝혀

홈&모바일입력 :2020/10/22 09:07    수정: 2020/10/22 09:5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10분 이하 동영상’을 표방하면서 연초 화려하게 등장했던 퀴비가 7개월 만에 문을 닫는다.

퀴비는 21일(현지시간) 직원과 주주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사업을 축소하고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주며, 동료들에게 작별을 고할 때가 됐다는 힘든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선언했다. 

또 퀴비는 앞으로 수 개월 동안 그 동안 이뤄낸 가치 있는 자산들을 매입할 구매자를 찾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퀴비 공개 서한 바로가기)

(사진=씨넷)

'모바일 영상 새 문법 창조' 거창한 포부, 출범 6개월 만에 포기  

드림웍스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멕 휘트먼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퀴비는 출범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퀴비는 10분 이하 짧은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회사명인 퀴비는 퀵 바이트(Quick Bites)의 줄임말이다.

지난 4월 6일 첫 선을 보인 퀴비는 월 4.99달러(광고포함)와 7.99달러 두 가지 요금제로 운영됐다. 광고는 영상 시작 전에 띄워주는 방식이며, 중간 광고는 없다.

퀴비는 출범 당시 연내 유료 가입자 750만 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출범 몇 개월 만에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현실 인식을 해야만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퀴비는 출범 한 달만인 5월에 이미 앱 다운로드 순위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유료 구독자 역시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130만명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 씨넷이 2018년 퀴비 출범 사실을 보도한 기사. (사진=씨넷)

결국 모바일 동영상 시장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내겠다는 화려한 포부를 내세웠던 퀴비는 시장에서 처참하게 실패했다.

이날 퀴비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 세대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겠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출범했다”면서 “할리우드의 가장 창의적이고 상상력 풍부한 사람들에게 문호를 개방했으며,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퀴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10대 광고주가 합류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독자적 서비스로 부족했고, 시기 좋지 않았다" 밝혀 

그럼에도 불구하고 퀴비는 시장에서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퀴비는 실패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 퀴비의 아이디어가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지 못했다.

둘째. 시기가 좋지 않았다.

특히 서비스 출범할 무렵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닥친 것은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퀴비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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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인식에 따라 퀴비는 “모든 선택이 다 고갈됐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축소하고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주고, 동료들과 작별할 때가 됐다는 힘든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퀴비는 “싸워보지도 않고 모바일 기기를 위한 숏폼 동영상의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포기한 것은 아니란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비록 퀴비가 독립적인 회사로 성공하기엔 환경이 적절하지 못했지만 우리 팀들이 목표했던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