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고순도 의료용 동위원소 2종 첫 생산

'루테튬-177'·'홀뮴-166' 시험 생산·공급…종양 치료에 효과

디지털경제입력 :2020/10/21 14:40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국내 최초로 고순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과 '홀뮴-166'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루테튬-177(Lu-177)과 홀뮴-166(Ho-166)은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테라노스틱스 방사성동위원소로 방사선 의학분야에서 각광받는다. 루테튬-177은 희귀질환인 신경내분비암, 홀뮴-166은 간암 치료에 사용한다.

연구원은 그동안 연구용원자로 '하나로'를 활용, 루테튬-177과 홀뮴-166을 담체(운반체) 생산법으로 생산·공급해왔다. 담체 생산법은 생산하고자 하는 동위원소와 질량은 다르지만 같은 원소인 표적물질을 이용한다. 이 때 담체로 작용한 표적물질이 남아 있어 순도가 낮은 한계가 있다.

이번에 연구원이 개발에 성공한 무(無)담체 생산법은 운반체 없이 필요한 방사성동위원소만 선별 추출하는 기술로, 고도의 분리기술이 필요하다. 담체 생산법으로 생산한 방사성동위원소에 비해 순도가 높아 의료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원자력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로봇팔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연

연구진은 표적에서 8센티미터(cm) 길이의 유리기둥을 통해 원하는 방사성동위원소만 분리했다. 총 300번의 실험을 거쳐 분리장비와 프로그램을 독자 개발한 끝에 이를 성공했다. 루테튬-177의 반감기는 6.7일이고 평균 에너지는 150킬로전자볼트(keV)다. 홀뮴-166의 경우 반감기는 26.6시간, 평균 에너지는 666keV다. 방출 에너지와 반감기가 달라 종양의 상태·종류에 따라 최적의 동위원소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의 가동 중지 상황에서도 해외로부터 중성자 조사를 받아 독자 연구·개발(R&D)을 지속해 성공한 사례다. 연구원은 그동안 4회에 걸쳐 생산하고, 서울대병원·원자력의학원·경북대병원 등 7개 기관에 연구용으로 시험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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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꾸준한 R&D가 뒷받침된다면 3년 내에 실용화 가능성도 내다봤다. 대량생산을 위한 장비를 갖출 수 있다면, 동위원소 국내 수요는 물론 해외 시장 개척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인 연구원의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기술이 국민 여러분의 건강 증진에 직접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