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에 대해 "병든 닭을 잡으려고 투망을 던지면 모든 닭들이 다 어려워지지 않겠나"며 규제 필요성에 대해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에서 참석한 유동수 TF 위원장은 재계의 우려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고민하겠다"면서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해야 할 과제로 본다"며 입법 의지를 보였다.
박 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민주당 공정경제TF 정책간담회’ 사전환담 자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달 국회를 방문해 상법과 공정거래법 관련 보완점과 대안을 두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이달 들어 민주당 차원에서 공정경제3법 TF 운영이 들어가고 대화할 자리가 마련돼 반갑게 생각한다"며 "규제가 과연 필요한 건가, 사안별로 봐서 꼭 필요한 건가, 필요하다면 얼마큼 필요한가 고려해주면 좋겠다. 기업들이 그동안 개선노력을 해 온 만큼 일부 기업 문제인지, 전체 기업 문제인지, 규제를 하는 게 필요한 지에 대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해결 방법과 대안을 고려해줄 것을 촉구했다. 박 회장은 "기업들 일부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병든 닭 몇 마리를 골라내기 위해서 투망을 던지면 그 안에 모인 닭들이 다 어려워지지 않겠냐"며 "선진경제로 갈수록 법보다 규범에 의해서 해결할 일이 많아진다. 법만으로 모든 걸 규정하면 지나치게 되는 우려가 없지 않다. 어디까지를 규범, 법으로 할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실의 문제도 있다"며 "법을 꼭 개정해야 한다면 현실적 부작용은 무엇이 있는지, 부작용 최소화할 방법은 무엇인지, 그 부작용을 감내할 수 있을지 이런 현실적 문제도 같이 검토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기까지 말씀 드리고 이런 문제를 전부 다 포함해서 우리가 터놓고 얘기할 기회를 몇 번 정도 가지고, 충분히 이야기가 나오고 난 다음에, 논의를 진전시키는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유동수 TF 위원장은 "공정경제3법은 20대 국회 때부터 많이 논의돼 왔다. 나름대로 검토를 많이 했고, 민주당에서는 정기국회에 반드시 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법이라는 게 현장에서 잘 작동되는 게 가장 좋은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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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현장에서 발견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 있다면 충분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듣겠다"고 했다.
한편, 오는 15일에는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주관하는 '공정경제 3법 관련 당·경제계 정책간담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대한상의, 경총과 삼성·현대·SK·LG 4대 그룹 경제연구소에서 참석해 재계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