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분리공시 도입, 신중히 검토해야”

분리공시 도입 시 시장 혼탁 우려…사업자 간 경쟁으로 요금 인하 가능

방송/통신입력 :2020/10/08 19:02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분리공시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분리공시 도입에 따른 장단점이 명확한 만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동통신 3사 임원은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인 ‘분리공시 도입’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분리공시는 단말기에 포함된 제조사의 장려금과 통신사의 보조금을 각각 나눠 표기하는 내용이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마케팅 재원을 구분해 단말기 출고가를 유도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장,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총괄사장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통 3사 임원은 분리공시 도입에 장단점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분리공시가 도입되면 재원이 통신자의 보조금으로 쏠려서 시장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며 “분리공시에 대한 장단점을 고려하고 단통법 개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분리공시가 도입되면 외국계 제조사에 유리해지는 부분이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고,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분리공시의 취지가 단말기 가격 부담의 완화인 만큼, 이를 위해 수반돼야 할 구체적인 사안이 우선 결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는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주도해 2만원대에 데이터 음성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신설하는 내용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시기 국민의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내놓은 공약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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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유영상 본부장은 “요금제 가격은 시장 경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강국현 부문장은 “정부가 규제를 요금인가제를 신고제로 바꾸면서 규제를 완화하는 중인데, 보편요금제는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황현식 사장은 “3사가 이미 3만원대 LTE 요금제를 내놔 보편요금제에 대한 수요를 흡수했다고 생각한다”며 “사업자 간 경쟁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용자의 요구에 맞춘 경쟁력 있는 요금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