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를 시작으로 28GHz 대역 안테나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이용자가 실제 28GHz 대역 5G 서비스를 이용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3사가 28GHz 대역을 B2B 중심으로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28GHz 대역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구매하고도 걸맞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할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에 28GHz 대역을 지원하는 안테나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이 국내 출시될 경우 28GHz 대역을 지원하는 첫 5G 단말기가 되는 셈이다.
초고주파(mmWave)인 28GHz 대역은 초고속·초저지연 서비스의 핵심이다. 5G의 이론적 최고 속도인 20Gbps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28GHz 대역을 활용한 5G의 상용화가 필수로 꼽힌다. 다만, 전파 도달거리가 현재 5G 전국망에 활용되는 3.5GHz 대역 대비 10~15% 수준에 불과해 더욱더 촘촘한 기지국 구축이 필요하다.
국내 이통3사는 28GHz 대역 주파수의 특성을 고려해 우선 B2B 중심으로 28GHz 대역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GHz 대역은 3.5GHz 대역에 비해 커버리지가 작고 장애물이 있으면 커버리지가 현저히 줄어든다”며 “제한적인 커버리지 안에서 초고속 초저지연을 필요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에 B2B 용도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이통3사는 삼성전자에 28GHz 기지국 장비를 발주, 28GHz 대역 5G 시범 서비스 준비에 나섰다. 3사가 발주한 기지국 대수는 총 100여대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지국 장비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과제 중 하나인 공공망 고도화에 쓰일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이통3사가 28GHz 대역 B2C 서비스 상용화에 지지부진한 사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단말기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단말기에 28GHz 대역을 지원하는 기능을 추가할 경우 출고가가 10~15만원 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아직 28GHz 대역 기지국이 구축되지도 않았는데 이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비싸게 판매한다면 이는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위”라며 “안정적으로 28GHz 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통3사는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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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는 28GHz 대역을 지원하는 단말기 출시에도 불구하고, B2C 서비스 상용화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GHz 대역을 지원하는 단말기가 국내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펌웨어를 통해 해당 기능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28GHz 대역 B2C 상용화는 시범 서비스를 통해 장비와 단말을 테스트한 결과를 토대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