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5GHz 대역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데 이어 글로벌 리더쉽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주파 대역인 28GHz 대역에 대한 조기 상용화가 필요하다.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기 보다 인프라를 우선 구축하고 시장이 따라오게 만드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권경인 에릭슨엘지 CTO는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내 통신사업자가 지난해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로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미국·일본·중국 등 후발주자에 뒤처지지 않도록 고주파수 대역에 대한 조기 상용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권경인 CTO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사회가 5G 가입자를 빠르게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LTE보다 빠르게 5G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진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다.
네트워크 진화의 한 축으로는 28GHz 고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G 상용화를 지목했다. 고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면 현재 제공되는 5G 서비스에 비해 두 배가량 빠른 속도로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권경인 CTO는 “국내 이동통신 3사는 28GHz 대역에서 각각 800MHz 폭의 주파수를 나눠 가졌는데, 이를 활용하면 이론상 다운로드 속도를 최대 4.2Gbps로 높일 수 있다”며 “이는 현재 3.5GHz 대역에서 이론상 최고 속도인 2Gbps에 비해 두 배가량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당초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연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28GHz 대역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시장의 요구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네트워크에 투자할 수 없다는 이유다.
28GHz 대역 5G 서비스는 일반 이용자가 아닌 스마트팩토리 등 B2B 영역에서 효용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B2B 시장에서 고주파 대역 5G에 대한 요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권경인 CTO는 고주파 대역 5G 상용화를 산업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으로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8GHz 상용화가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당장 투입한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효용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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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CTO는 “글로벌하게 보면 미국에서는 고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G가 상용화됐고, 일본에서는 오는 8월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우리는 주파수도 확보하고 있고 28GHz 대역을 지원하는 칩셋도 나와 있는 상황으로, 사업자가 의지만 갖추면 상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트래픽이 급증하면 28GHz 대역 상용화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함 5G 시범 서비스와 3.5GHz 대역을 활용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보여줬던 리더십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라도 28GHz 대역 상용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