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시민단체의 반대로 좌초될 뻔한 한국전력공사의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
한국전력은 5일 화상으로 진행된 임시 이사회에서 '베트남 붕앙2사업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이 사업은 베트남 하띤성 지역에 600메가와트(MW) 2기 등 총 1천200메가와트(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22억 달러(약 2조6천억원)에 달한다.
한전은 일본 미쓰비시와 발전소 지분을 각각 40%씩 인수해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참여한다. 또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이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자로 참여한다.
한전은 연내 사업계약과 금융계약을 체결해 내년에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준공은 착공으로부터 4년 뒤인 2025년 1월이다.
환경·시민단체는 석탄발전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하고 한전의 이번 사업 추진을 반대해왔다. 국내에선 친환경 사업을 늘리면서 바깥에선 석탄발전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셌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이들과 뜻을 같이 했다. 이에 지난 달 국회에선 한전과 같은 공공기관의 해외 석탄발전사업 참여를 막는 '해외석탄발전투자금지 4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앞서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한전은 개발도상국의 현실적인 에너지 대안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해외 석탄발전사업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이율 배반적인 사업 행태가 국제사회의 맹비난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도 "해외 석탄화력사업이 좌초사업이 되고 재무부담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며 "석탄발전소를 국내에서 짓든, 해외에서 짓든 이 사업은 우리 아이들 미래를 박살내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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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안 만큼은 정부 부처 간에도 이견을 보였다. 석탄발전소 수출은 원칙적으로 중단돼야 한다는 환경부의 입장 표명에 더해 국가기후환경회의 등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미 예정되거나 확정된 사업은 차질없이 추진해야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이미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두산중공업 등 국내 발전업계의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다.
문제는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사업을 비롯해 추진을 목전에 둔 사업들이다. 한전의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한국전력공사법 일부 개정안'도 논의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권과 환경시민단체의 반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산업부와 한전이 앞으로 해외 석탄발전 사업 수출을 대놓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