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율주행車 보다 더 뜨는 차량용 반도체

KSIA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온라인 테크 인사이트 포럼'서 시장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9/24 18:19    수정: 2020/09/25 09:43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자율주행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요소인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매출 기준)은 2018년 323억달러에서 2025년 655억달러(약 77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디넷코리아는 24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주관으로 열린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온라인 테크 인사이트 포럼'에 참석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최신 동향과 향후 발전 전망을 들어봤다.


■ 커지는 전기차 시장, 전력반도체 국산화도 필요


현대오트론은 이날 포럼에서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최근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및 부품 업체들이 전력 반도체 내재화를 진행함에 따라 전력반도체에 대한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영준 현대오트론 수석은 "현재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비중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 3%에 불과해 지금은 외부로부터 전력반도체를 구매해도 기술 경쟁력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이 10%를 넘어서는 2025년 이후에는 이에 대비한 기술력 확보가 필수"라며 "도요타, 덴소, 폭스바겐, 보쉬, 테슬라, 델파이, BYD 등의 주요 업체들은 파워모듈을 내재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력반도체 내재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KSIA 테크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이어 "한일 무역갈등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반도체 재료에 대한 수급 차질 우려도 있어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인 전력반도체 대한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전력반도체는 미래차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선도 업체의 우수한 저손실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기술력이 선도 업체 대비 떨어지면 국산화를 진행해도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반도체는 전기 에너지 활용을 위해 직류를 교류로 변환하는 것을 비롯해 전압, 주파수 변화 등의 제어처리를 수행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파워모듈은 전력 공급과 변환, 과전류 및 과열 방지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전력반도체의 종류 중 하나다. 현재 전력반도체 시장은 독일의 인피니언과 일본의 미쓰비시전기,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KSIA 테크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김영준 수석은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전기차 구매 시 걸림돌로 높은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문제를 거론한 바 있는데 가격을 제외한 주행거리와 충전문제와 관련해 기술력을 확보한다면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용량의 확대, 인버터 고효율화 및 소형화, 모터 고효율화 및 경량화, 고전압 시스템 최적화라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력반도체는 인버터의 핵심 부품으로 고효율화 및 소형화, 시스템 전압 최적화에 직접 영향을 미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 "예를 들어 포르쉐의 경우, 충전시간 단축을 위해 자사 전기차 타이칸의 배터리 전압을 기존 전기차 대비 2배 높은 800볼트를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4~5년 뒤에는 대부분의 전기차 전압은 300볼트 이상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배터리 수명단축, 부품 비용 증가 등의 한계가 있어 이에 대비한 고내압용 전력반도체의 필요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영유아 사고예방 위한 ROA 시스템 도입 확산, 핵심 기술로 레이다 센서 주목


디지털엣지는 최근 차량 내 영유아와 관련된 안전사고가 늘면서 세계 각국에서 차량 관련 안전규정이 강화되고, 뒷좌석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후석 승객 알림(ROA)' 시스템 도입이 의무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수호 디지털엣지 대표는 "유럽은 유로앤캡 2025 로드맵을 통해 어린이 존재 감지 부문을 신설하고, 이를 강제하기 위한 세부 규정을 마련해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이와 관련된 대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2019년 핫카(HOT CAR)라는 법안을 만들어 차량 내 영유아나 어린이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KSIA 테크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이어 "현재 완성차 업체들은 초음파센서, 카메라, 적외선, 무게감지 센서, 레이다 센서 등을 이용한 ROA 시스템 구축을 고려 중"이라며 "이 중에서 다수의 생체신호를 탐지하는 것부터 목표 식별까지 가능한 레이다 센서 기술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고, 궁극적으로 ROA 시스템에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ROA 시스템은 운전석 하차 시 영유아나 어린이의 탑승 여부를 감지해 경보음과 메시지를 발송해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2018년 4세대 싼타페에 초음파 방식의 ROA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으며, 현대모비스는 최근 레이다 센서를 활용한 ROA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사진=KSIA 테크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최수호 대표는 "현대차는 지난해 초음파 방식의 ROA 시스템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고려해 향후 레이다 센서를 활용한 ROA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며 "ROA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의 동작은 물론 호흡정보, 맥박정보를 결합해 연령을 구분하는 것으로, 사람마다 생체신호도 달라 사람의 수도 구별이 가능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센서는 수면 중인 영유아를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레이다 기반 ROA 시스템은 난이도가 높고, 고가지만 이 같은 기술 구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ROA 시스템에 필요한 무선주파수(RF) 칩셋의 경우, 세계적으로 60기가헤르츠 대역이 인가됐는데 출력 기준이 낮아 작은 출력만으로 2~3미터 거리의 사람의 생체정보를 식별하는 게 난제인 상황"이라며 "현재 60기가헤르츠 대역의 RF 칩셋을 내놓은 업체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인피니언, 바야, 소셜네스트 정도로, 차랑용 양산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TI가 유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에 콕핏용 고성능 프로세서 수요도 증가


텔레칩스는 전기차 시장의 확산으로 차량용 각종 시스템을 제어하는데 사용되는 프로세서의 고성능화가 지속,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인 텔레칩스 상무는 "최근 자동차 시장의 주요 트렌드는 커넥티드, 자율주행, 공유 서비스, 전기차로 두드러지는데 차량 내 각종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늘면서 도메인 컨트롤러에 대한 고성능이 요구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의 경우 핵심요소로 인공지능 반도체가 부상, 전기차로의 전환을 기점으로 다양한 도메인 컨트롤러의 통폐합이 진행되면서 콕핏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결합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KSIA 테크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이어 "현재 콕핏 시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부터 커넥티비티, 사용자편의성, ADAS 기반 안전성 확보 등의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앙처리장치나 그래픽처리장치 외에도 신경망처리장치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주요 업체들은 터치패드 컨트롤러부터 리어리머, 사이드미러, CID 등 8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단일 컨트롤러로 관장하는 시스템 구현을 위한 칩셋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콕핏은 계기판이 위치한 차량 내 운전석 및 조수석의 전방 영역을 의미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콕핏은 대형 디스플레이와 결합해 계기판부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오디오, 조명 제어 등이 통합된 디지털 콕핏로 발전하고 있다.

관련기사

(사진=KSIA 테크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이수인 상무는 "텔레칩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전문 회사로, 지난해 돌핀 칩셋을 통해 디지털 콕핏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올해 초에는 돌핀3 칩셋을 통해 보급형부터 중급 콕핏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나아가 동시에 5~8개의 디스플레이를 제어할 수 있는 신경망처리장치 기반의 돌핀5 칩셋도 준비 중으로, 이는 2023년 양산을 목표로 주요 고객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자율주행차와 관련해서는 뉴럴돌핀, 이른바 엔돌핀 칩셋을 통해 레벨 2+~3 정도의 물체 감지 및 식별이 가능한 기술로 자율주행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오는 2023~2024년을 목표로 고객사와 협의 중이고, 내달부터 칩셋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