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강제 논란...애플도 나빠"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토론회..."시장 해결 영역 아냐...규제 당국 나서야"

인터넷입력 :2020/09/21 17:02    수정: 2020/09/22 10:01

구글이 모든 앱에 '인앱결제'를 강요하는 정책을 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타트업 대표와 학계, 변호사 등은 "인앱결제가 구글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정부나 국회에 해결책을 요구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와 관련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재필 미시간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모든 앱이 있는데 다른 앱 플랫폼을 쓸 필요가 없다"며 "경쟁이 일어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토론회

이어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부당한 조건으로 정책을 펼친다면, 당연히 공정위가 들여다봐야한다"면서 "구글만 문제를 삼으면 안 되고, 애플이나 다른 중개업도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엔 정종채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려면 시장지배력을 획정해야 하는데, 논의 자체가 복잡하다"며 "경쟁법적 차원에서는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내 앱마켓(구글, 원스토어 등)을 양분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변호사는 "안드로이드 앱마켓 중 구글 앱마켓의 시장지배적 지위 활용이나 불공정거래, 끼워팔기, 경쟁사업자 배재 등 검토하고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대표로 참가한 클라우드 게임 서버를 제공하는 뒤끝 권오현 대표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면 매출의 30%는 플랫폼 수수료로 제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한다"면서 "구글은 그동안 콘텐츠에는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않았는데, 애플은 폐쇄형 정책에다가 모든 앱에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등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인앱결제 문제를 논할 때 애플도 같이 언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권 대표는 "30% 수수료를 낼 수 있는 회사만 버틸 수 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상위 업게 독식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최대 플랫폼 수수료율을 20% 강제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하는데, 해당 사례를 참고해 국내법에서도 수수료율을 제한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앱마켓은 OS에 종속이 돼 있고, 독점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이 무리한 수수료를 요구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구글만 문제삼고 있는데 실제로 애플이 더 문제"라며 "(국내서) 시장지배력이 낮다고 해서 구글만 문제삼을 수 없고,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규제 당국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규제 당국이 구글이 새 정책을 공식적으로 밝히기 전에 원점에서부터 논의를 하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실태조사와 법 위반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김준모 디지털신산업제도과장은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할 경우 앱개발사나 소비자에 끼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있다"며 "지난 9월 1일부터 실태조사를 시작했고, 업계 관계자들과 직관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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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은 "인앱결제 이슈는 과기부와 방통위, 공정위 모두 밀접한 관계가 있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 진성철 통신시장조사과장은 "구글 인앱결제 정책 변경이 전기통신사업법 금지 행위인지 면밀히 검토중"이라면서 "다만 법이 사후 규제 중심이고 조사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 사업자에게 실효성이 있을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