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고부가가치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결정한 LG화학이 성난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논란이 된 물적분할 방식이 주주들의 이익을 결코 훼손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신설 배터리 법인 상장 시 자사가 절대적인 지분율을 보유해 오히려 주주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지난 17일 오후 주주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 분할과 관련한 시장에서의 여러 기대와 우려사항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알려드리고 이해를 돕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적분할은 존속법인이 분할법인의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기존 주주의 이익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물적분할 법인의 집중적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앞서 이날 이사회를 열고 전지(배터리)사업부문 분사를 의결했다. 전지사업부문은 전기차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LG화학의 핵심인 고부가가치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다. 다음 달 30일 임시주총에서 승인하면 이 사업부문은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최종 분사된다.
이 회사가 배터리 사업을 머지않아 분사할 것이란 관측은 수 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이번에 이목을 집중한 건 '분할 방식'이었다. LG화학은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가지게 됐다. 배터리사업 지배력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고, 상장과 지분 매각으로 자금력을 확보할 수도 있게 됐다.
다만, 분할 비율대로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인적분할' 방식을 바랐던 일부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받을 수도 없고, 또 법인이 향후 IPO에 나서면 배터리 사업이 빠진 LG화학의 주주가치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차 부사장은 "(물적분할 방식은) 여러가지 선택 옵션 중 배터리 신설법인의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며 "이 자금을 활용해 배터리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수 있어 배터리 분할법인의 외형과 수익성이 글로벌시장에서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IPO에 대해선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은 앞으로 수립돼야 하지만, IPO를 바로 추진한다 해도 절차에 1년 정도 소요된다"며 "IPO 관례상 비중은 20~30%수준으로 크지 않고, 배터리 자회사에 대해 LG화학이 절대적인 지분율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IPO를 통해 배터리 사업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며 "존속법인인 LG화학의 주주가치에도 당연히 반영이 될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LG화학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전지사업부문 분사가 그동안 배터리 사업에 가려졌던 타 사업부문 가치 확대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외에도 석유화학·첨단소재·바이오 사업 등을 운영 중이다.
차 부사장은 "석유화학사업과 첨단 소재사업, 바이오사업에 온전히 투자와 운영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 사업들의 가치를 더욱더 증대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사업가치 증대로 기존 주주가치도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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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석유화학 차별화 사업 확대를 통한 고도화, 성장하는 배터리 사업에 맞추어 양극재 뿐 아니라 전지 재료 전반에 걸친 사업 확대, 신약 개발 집중하는 생명과학까지 성장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과 협업을 진행해 사업가치를 더욱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이번 분할을 통해 배터리 신설법인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추후 상장을 통한 평가가치 제고와 석유화학·첨단소재·바이오 투자 확대를 통한 성장 전략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