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승용차와 수소트럭에 이어 수소연료전지가 첫 수출길에 올랐다. 완성차에 탑재해 수출하는 것이 아닌, 수소연료전지 단독 수출은 처음이다. 이렇게 수출된 제품은 현지 친환경 발전분야에 활용될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부산항에서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인 '넥쏘'용 수소연료전지 4기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수출품은 스위스 수소 저장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와 유럽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각각 공급된다.
수소연료전지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이다. 수소전기차 가격의 50%를 차지하는 값비싼 부품이기도 하다. 수소전기차 뿐만 아니라 친환경 발전기로도 활용할 수 있어 전기를 동력으로 모터를 구동하는 열차·선박·드론·건설기계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번 수출 역시 수소연료전지의 다양한 활용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2개 업체가 현지에서 1년간 성능 검증 테스트를 추진하면, 2022년부터 수소연료전지 수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번 수출 외에도 현재 20여개 업체와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수소연료전지 수출은 지난 4월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지 5개월 만에 이뤄졌다. 수소연료전지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 OLED 등 첨단 디스플레이와 함께 정부가 민간에 지원해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이다. 이를 수출하려면 관련 법령에 따라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수소전기승용차와 수소전기트럭 수출에 이어 국내의 우수한 기술력을 친환경 시장인 유럽에서 또 한 번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수소연료전지를 핵심 수출품으로 육성해 수소경제 확산과 그린뉴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넥쏘용 수소연료전지는 산업부의 연구·개발(R&D) 지원과 현대자동차 등의 노력이 만들어낸 성과물로 꼽힌다. 현재까지 '저가형 고출력 연료전지 개발' 등 16개 과제에 정부 출연금 총 906억원이 투입됐다.
산업부는 "수소연료전지는 향후 친환경 에너지와 그린 모빌리티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면서 "이번 수출은 완성차가 아닌 수소연료전지의 첫 해외 수출로, 그린뉴딜 분야의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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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술개발에도 더욱 더 박차를 가한다. 현재 산업부는 ▲연료전지 에너지밀도 50% 개선 사업(올해~2024년) ▲수소쓰레기차 개발·실증 ▲수소특수차 개발·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3개 사업에 투입되는 정부 출연금만 405억원에 달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 시장은 국제 표준도 없는 태동 단계로 경쟁국보다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소연료전지를 그린뉴딜의 핵심동력으로 육성키 위해 성능 개선 노력과 함께 다양한 수소차 수출모델 상용화를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