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설립 10돌...직원 7명에서 시총 2.6兆 게임사로 '우뚝'

자체 개발력과 서비스 역량 높은 평가...추가 성장에 기대 커

디지털경제입력 :2020/09/09 12:44    수정: 2020/09/09 12:54

설립 약 10년만에 임직원 수 7명에서 800여명, 시가총액은 2조6천억 원 규모로 성장한 게임사가 있다. 바로 펄어비스 얘기다.

펄어비스는 게임 개발자로 외길을 걷고 있는 김대일 이사회 의장과 매체 출신 윤재민 부사장이 공동설립한 게임사다.

이 회사는 지난 2년 사이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을 모바일과 콘솔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등 글로벌 게임사로 다시 도약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 상태다.

펄어비스의 핵심 경쟁력과 성장동력은 자체 개발력에 있다. 그러나 서비스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지금의 대형게임사로 성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펄어비스.

2010년 게임계 진주(펄)가 태어나다

펄어비스는 지난 2010년 9월 설립됐다. 당시 본지가 펄어비스의 설립 소식을 단독 보도('C9' 김대일 PD, 게임사 설립…내년 게임 공개)했다.

김 의장의 게임사 설립은 게임업계의 큰 관심사였다. 릴온라인과 C9 등을 통해 PC 액션 게임의 수준을 끌어올린 장본이었기 때문이다.

베일에 가려졌던 검은사막의 실체가 공개됐던 것은 2012년 11월. 무대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던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B2B 부스였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

김대일 의장은 지스타 부스에서 기자와 만나 캐릭터 조작과 무역 노드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직접 시연하며 게임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었다.  

게임성에 자신은 있었지만,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김 의장은 회사 설립 후 많은 갈래의 길을 선택해야했다.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를 직접하느냐, 퍼블리싱을 맡기느냐도 있었다. 김대일 의장은 과거 기자에게 "(검은사막을)직접 서비스를 해야할지 퍼블리싱을 맡겨야할지 고민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김 의장은 2012년 12월 카카오게임즈(구 다음커뮤니케이션)와 퍼블리싱 계약(한국, 북미유럽)을 맺게됐고, 그 결과 지금의 펄어비스가 있게 된 원동력이 된다.  

2014년 검은사막 출시, 2017년 코스닥 상장

펄어비스의 신화는 검은사막 출시 이후부터 써내려갔다. 

검은사막은 2014년 국내에 먼저 출시됐다. 펄어비스 설립 약 4년만의 일이었다. 이후 2015년 5월 일본, 2016년 3월 북미 유럽, 2017년 1월 대만 등에 진출했다.

검은사막은 국내외 시장에서 잇따라 흥행하며 지금의 펄어비스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 됐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하나 만으로 매출 급등을 경험한다. 2015년 217억 원, 2016년 616억원, 2017년 1천172억 원이었다.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오른쪽 3번째)과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왼쪽 3번째).

특히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흥행에 힘입어 2017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공모주 청약이 미달되기도 했지만, 상장 후 3년이 지난 현재 공모가(10만3천 원) 대비 약 두배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종사자 대부분은 펄어비스를 성공한 게임사로, 김대일 의장을 성공한 개발자로 평가하며 부러움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셧다운제 규제 등 어려운 개발 환경에서도 묵묵히 자기 길을 찾아 신화를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검은사막 IP 확대...대형게임사로 우뚝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를 모바일과 콘솔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조직개편을 통한 직접 서비스와 사업 다각화 능력을 갖춘 게 주요했다.

김대일 의장은 대표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면서 정경인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앉혔다. 펄어비스에 변화의 바람이 일었던 2016년 일이었다. 

김 의장은 정 대표에게 사령탑을 맡긴 이후 경영보다 핵심 프로젝트의 개발에 더욱 집중했고, 정 대표는 이에 발맞춰 경영자로 회사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펄어비스는 코스닥 상장과 함께 검은사막 모바일(2018년 2월)로 개발 및 서비스 조직의 체질 개선에 성공한다. 

검은사막모바일은 구글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한 이후 약 2년째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만 등에 진출해 인기 안정궤도에 오른 작품이다. 또한 검은사막 콘솔(PS4 2019년 8월, X박스원 2019년 3월)은 해외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실적 견인에 힘을 보탰다.

펄어비스의 매출 급등은 상장 이후 검은사막의 플랫폼 확대와 직접 서비스가 시너지를 냈다.

검은사막모바일이 출시된 때인 2018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45% 늘어난 4천43억 원, 영업이익은 158% 증가한 1천669억 원을 기록했다.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를 직접 시작했던 2019년 매출은 5천389억 원, 영업이익 1천538억 원이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71%로, 글로벌 게임사로 입지를 쌓았던 해로 기록된다.  

매출과 함께 인력 규모도 덩달아 늘었다. 10년도 안 돼 7명에서 800명 이상 게임사로 덩치를 키웠다. 펄어비스가 '2019년 일자리창출 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유다.

설립 10년 된 펄어비스, 글로벌 게임사로 새 도약 선언

펄어비스의 시가총액은 약 2조 6천억 원(2020년 9월 9일 기준)에 이른다. 시가총액은 최고가(2018년 3월 3조7천억 원) 대비 낮아졌지만, 검은사막 IP의 매출이 안정적이고 신작을 준비 중이란 점에서 추가 성장에 기대가 큰 상황이다.

펄어비스의 추가 성장 가능성은 높다. 모든 플랫폼에 대한 개발과 서비스 능력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사는 서버 뿐 아니라 그래픽과 사운드 등에 이르기까지 자체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펄어비스는 언리얼 같은 상용화 엔진이 아닌 게임 개발 엔진도 보유하고 있다. 자체 엔진은 게임 제작 일정을 앞당길 수 있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스타2019에 출품됐던 펄어비스 신작.

펄어비스가 준비 중인 신작은 지스타2019 때 공개한 검은사막 후속작인 MMORPG 붉은사막과 도깨비, 플랜8, 섀도우아레나가 있다. 섀도우아레나는 스팀 얼리엑세스(사전서비스)로 먼저 선보였다. 모든 신작은 PC 외에도 모바일 및 콘솔 등 멀티플랫폼 대응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기대작이자 펄어비스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붉은사막은 이르면 연내 테스트 버전 공개에 이어 내년 또는 내후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게임은 지난해 지스타에 소개돼 행사장을 찾은 이용자들에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펄어비스 10주년 기념 엠블럼.

펄어비스 측은 글로벌 게임사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일 계획이다.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엠블럼에 이에 대한 각오를 담았다. 

관련기사

최근 공개된 엠블럼은 심해 속 진주를 찾아 탐험했고 10주년을 터치하면서 글로벌 게임사로 새로 도약하는 의미를 강조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함께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KRX BBIG K-뉴딜지수'에 포함된 상태다. 이 회사가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앞세워 설립 15주년에 이어 20주년을 맞았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