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이 블록체인을 이용한 기업 활동에 '반독점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폐쇄적인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한 담합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연구와 교육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마칸 델라힘 반독점국 차관보의 연설문을 공개했다. 연설문은 켈로그 경영대학원(노스웨스턴 대학 부설)이 지난달 27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연례 혁신경제학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것이다.
공개된 연설문에 따르면 마켄 델라힘 차관보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먼저 블록체인을 "철도, 전기, 통신, 인터넷 같은 IT 기술처럼 전체 경제를 바꿀 잠재력이 있는 '범용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런 범용 기술들은 기존 독점 구조를 무너뜨리는 데 쓰일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독점 기업이 자신의 독점 구조를 공고히 하는 데 이용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델라힘 차관보는 이날 블록체인 영역에서 반경쟁적 활동이 일어날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먼저 "기존 기업들이 경쟁을 제거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허가 받은 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적인 형태의 '프라이빗(퍼미션드) 블록체인'으로 유통망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미리 정해 놓은 가격 또는 수량에 만족하는 곳만 블록체인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에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하버드대 티보 슈페렐 교수 논문을 언급하며 "블록체인 솔루션이 기본적으로 익명 거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민감 정보를 공유해 담합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슈레펠 교수는 논문을 통해 블록체인이 익명화된 트랜잭션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행위자가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어렵거나 불가능해, 담합 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델라힘 차관보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반경쟁행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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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반독점국의 목표는 파괴적인 혁신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배포하는지 또 기존 지배적인 위치의 기업들이 어떻게 그런 활동을 막고 전유하려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독점국은 신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시장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며 "기술 개발이 비즈니스 활동 및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