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9월중 구글 제소…독일까, 약일까

실무진들 "확실하게 이기려면 시간 더 필요" 반발

인터넷입력 :2020/09/04 13:5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법무부가 구글 사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9월 중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법무부가 11월 대통령 선거에 앞서 구글 소송을 제기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법무부 내에서 구글 조사 작업에 참여했던 변호사 중 상당수는 법무부 장관이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면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윌리엄 바 미국 법무부 장관이 9월말까지 구글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씨넷)

"구글 조사는 스탠더드오일 분할 버금가는 사건" 

법무부가 구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해 6월이었다. 법무부는 구글 뿐 아니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시작했다.

구글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거대 IT 기업들의 독점 문제는 최근들어 미국 내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달 미국 하원은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들을 연이어 출석시킨 가운데 반독점 청문회를 실시했다.

따라서 미국 법무부의 구글 제소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해 구글 조사 작업에 참여했던 법무부 관계자들 중에선 ‘세기의 소송’이 될 것이라면서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씨넷 방송화면 캡처)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변호사들은 “길드 시대 스탠더드 오일 분할에 버금가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법무부의 구글 제소 시기다. 구글 조사 작업에 참여한 많은 변호사들은 소송에서 확실하게 승리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언젠가는 제기할 소송이지만 아직은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이다.

윌리엄 바 법무부장관의 생각은 다르다. 구글 조사 작업이 너무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런 판단에 따라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조사 참가자들에게 좀 더 속도를 내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아예 9월말로 시한을 정해주면서 그 때까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란 지시를 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 보도의 골자다.

"트럼프 행정부 때 제소위해 서두는 것 아니냐" 비판도 

그렇다면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왜 ‘9월 제소’를 고집하는 것일까?

구글 조사 참여자들은 이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간을 좀 더 주면 확실하게 구글을 잡을 수 있을 텐데, 정치적인 목적 때문에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1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구글 제소’ 카드를 꺼내들려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을 비롯한 거대 IT 기업의 독점에 대해선 공화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큰 문제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전에 맞춰 소송을 제기할 경우 상당한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 내의 반대파들의 생각은 다르다. 서둘러 소송을 제기할 경우엔 오히려 구글의 입지만 더 강화시켜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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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제소 문제는 미국 연방정부 뿐 아니라 각주 정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공화당 쪽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다니보니 공화당 쪽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조 바이든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구글 문제를 쟁점화하기 위해 조사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