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구글·애플 '수수료 30% 법칙' 허물까

연이어 반독점 소송…美·유럽 조사 맞물려 관심

홈&모바일입력 :2020/08/15 09:28    수정: 2020/08/16 12:4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가 반란의 횃불을 들었다. 애플과 구글의 플랫폼 독점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면서 IT업계를 뒤흔들었다.

에픽게임즈는 13일(현지시간)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앱내 직접결제를 도입하자마자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제거한 것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독점적 횡포라고 주장했다.

씨넷은 14일 “에픽게임즈가 적절한 시기에 두 회사의 반독점 행위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IT업계의 시선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사진=씨넷)

에픽 "애플 괴물되고, 구글은 사악해졌다"

에픽은 반독점 소송과 별도로 유튜브 영상을 통해 여론전을 펼쳐 나갔다.

애플의 1984년 매킨토시 슈퍼볼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물에서 에픽은 “앱스토어 독점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1984년 매킨토시 광고는 그 때까지 시장을 지배했던 IBM을 비판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조지 오웰의 ‘1984’를 모티브로 만든 그 광고에서 애플은 IBM을 시장을 파괴하는 빅브라더 같은 존재로 묘사했다.

에픽 게임즈는 IBM 대신 애플 앱스토어를 디스토피아 세계를 이끄는 빅브라더로 묘사하면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에픽의 반독점 소송은 최근 커지고 있는 앱스토어 독점에 대한 관심에 기름은 끼얹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법무부를 비롯한 규제 기관들은 최근 애플과 구글이 모바일 플랫폼 영역에서 반독점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씨넷)

앱스토어 독점 문제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전문업체 스포티파이가 EU 경쟁위원회에서 소송을 제기한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과도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픽은 구글을 상대로 한 소송에선 “사악해지지 말자는 독특한 모토로 출발했던 구글이 강력해지면서 자신들의 근원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에픽은 “출범한 지 32년 뒤 구글은 자신들의 규모를 이용해 경쟁자, 혁신가, 고객, 이용자들에게 사악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앱스토어 소송, 미국·유럽 조사에도 힘 실을듯 

에픽이 이번 소송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 독점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킨 점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소송을 계기로 미국과 EU의 규제 당국이 앱스토어 독점 문제에 대해 좀 더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씨넷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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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선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 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앱스토어 독점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열린 미국 하원 반독점 청문회에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선다 피차이 구글 CEO가 나란히 출석해 앱스토어를 비롯한 여러 부문의 반독점 혐의에 대해 증언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