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접어든 JT저축은행 인수전이 사실상 JB금융그룹과 군인공제회 산하 한국캐피탈의 양강 구도로 좁혀지면서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J트러스트그룹은 오는 15일 JT저축은행 지분 10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지난달 예비입찰엔 JB금융그룹과 군인공제회 산하 한국캐피탈, 대부업체 리드코프 그리고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그 중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는다. 상대적으로 금융권에서 친숙한 기업이고 이들 모두 JT저축은행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나 의지가 충분한 것으로 감지되기 때문이다.
먼저 JB금융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JB자산운용, JB우리캐피탈 등 자회사를 운영 중이지만 저축은행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공격적인 배팅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JB금융은 저축은행 인수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기존 캐피탈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덧붙여 수도권과 호남에 자리 잡은 JT저축은행과 영업기반이 겹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이 회사는 통합연차보고서를 통해서 비은행 부문과 해외시장 부문 다각화로 균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인 한국캐피탈 역시 JT저축은행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여전사는 수신 기능을 보유하지 않아 여신금융전문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그 작업에 어려움을 겪자 수신 기능 확보를 위해 인수에 뛰어들었다는 후문이다.
이는 JT저축은행이 '알짜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JT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자산 규모로 15위에 해당하는 은행이다. 1분기 기준 총자산은 1조3천897억원에 이른다. J트러스트가 인수한 2015년 당시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수익성도 양호하다. 지난해엔 18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JT저축은행 임직원들도 내심 안정적인 기업 구조를 갖춘 JB금융과 한국캐피탈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사모펀드의 경우 차익 실현을 위해 수년 내 재매각을 추진할 수 있고, 대부업체가 새 주인이 되면 무리한 영업 방침을 강요함으로써 대외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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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저축은행 노조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도 사측을 향해 고용보장을 약속하라고 촉구하며 "사모펀드와 대부업체로의 매각을 결사 반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가격이 문제다. 유력 후보인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이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는 반면, J트러스트 측은 다소 높은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감지돼 향방은 안갯속이다. 업계에서는 JT저축은행의 매각 가격이 2천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