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0나노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정식 출시

프로세서 성능 20%, 그래픽 2배 향상...투인원·크롬북용 9개 제품 공개

인텔이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정식 출시했다. (그림=라이브 캡처)

인텔이 3일(미국 현지시각 2일) 새벽 온라인을 통해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정식 출시했다.

과거 개발명 '타이거레이크'(Tiger Lake)로 알려졌던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소재·구조 등을 개선한 10nm 공정인 슈퍼핀(SuperFin)에서 생산되었다. 새로운 아키텍처인 윌로우코브(Willow Cove) 기반으로 명령어 처리 속도를 높였다.

또 인텔이 자체 개발한 아이리스 Xe 그래픽을 탑재해 동영상 처리나 3D 게임 실행 성능도 향상됐다. 1차 출시되는 제품은 슬림 노트북·투인원·크롬북용 저전력 제품 9종이며 탑재 제품은 이르면 4분기 초부터 전세계 출시 예정이다.

■ '두 자릿수 성능 향상' 약속했던 인텔

인텔은 올 초 CES 2020에서 '두 자릿수 성능 향상'을 내세운 새로운 모바일 프로세서인 타이거레이크를 공개했다. 당시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 매니저(수석부사장)는 AI와 그래픽 성능 향상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내세웠다.

인텔은 지난 1월 CES 2020에서 타이거레이크를 처음 공식 공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당시 인텔은 타이거레이크가 탑재된 노트북 시제품으로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와 포토샵 등에서 AI를 활용한 사진·영상 처리를 시연해 이미 제품 개발 과정이 상당수 궤도에 올라 있음을 보여 주기도 했다.

■ 슈퍼핀 공정 통한 클록 속도 향상이 핵심

인텔은 이날 전세대 대비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연산 성능이 20%, 그래픽 성능이 2배, AI 가속 기능은 5배 빨라졌다고 밝혔다. 이런 성능 향상의 수훈갑은 연산 성능을 향상시킨 아키텍처인 윌로우코브와 슈퍼핀 공정이다.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인텔 슈퍼핀 공정이 처음 적용된 제품이다. (그림=라이브 캡처)

슈퍼핀 공정의 세부 내용은 이미 지난 달 '아키텍처 데이'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기존 10nm 공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트랜지스터, 또 트랜지스터를 제어하고 전원을 공급하는 인터커넥트를 개선해 전력 소모를 줄인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고성능이 필요할 때 전세대 대비 더 높은 주파수로 작동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프로세서 중 최상위 제품인 코어 i7-1185G7 프로세서는 기본 3.0GHz, 최대 4.8GHz로 작동한다.

인텔 코어 i7-1185G7 프로세서는 기본 3.0GHz, 최대 4.8GHz로 작동한다. (그림=라이브 캡처)

전세대 제품인 코어 i7-1065G7 프로세서가 기본 1.3GHz, 최대 3.9GHz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1GHz 이상 높은 작동 클록을 확보한 것이다. 다만 경쟁사인 AMD의 라이젠 4000(르누아르) 시리즈가 8코어를 탑재한 데 비해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여전히 4코어, 8스레드에 머물러 있다.

■ "한 세대 이상의 진보" 공언한 내장 그래픽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그래픽 성능 향상을 들 수 있다. 내장 그래픽칩셋인 아이리스 Xe 그래픽은 AMD 출신 라자 코두리가 2018년부터 진두지휘해 개발한 것으로 일반 소비자 대상 제품에는 처음 탑재된다.

인텔은 2011년 2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빌트인 비주얼'을 내세우며 내장 그래픽칩셋을 탑재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능을 향상시켜 왔다. 전작인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는 4K 디스플레이 연결과 H.265 동영상 가속 기능을 내장한 '아이리스 플러스'가 탑재되었다.

인텔은 아이리스 Xe 그래픽의 성능이 전 세대 대비 최대 2배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그림=라이브 캡처)

이들 그래픽칩셋은 동영상 재생이나 변환 이외에 최근 이용자가 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배틀필드, 포트나이트 등 3D 기반 FPS(일인칭시점슈팅) 게임 성능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경쟁사인 AMD는 '라데온 베가'를 탑재한 라이잰 4000 시리즈로 이 빈틈을 파고 들었다.

그러나 인텔은 아이리스 Xe 그래픽의 성능에 대해 '한 세대 이상의 진일보를 이뤄냈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시제품 노트북으로 FPS 게임인 배틀필드 Ⅴ를 초당 30프레임 이상으로 구동하는 영상을 트위터로 공개하기도 했다.

AMD 라이젠 4800U, 엔비디아 지포스 MX350 대비 아이리스 Xe 그래픽 성능 비교. (그림=라이브 캡처)

행사 딩일인 3일 새벽에는 AMD 라이젠 4800U와 엔비디아 지포스 MX350 등 경쟁사의 그래픽칩셋 대비 최대 두 배 이상의 성능을 내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게임 성능은 그래픽칩셋 뿐만 아니라 저장장치의 입출력 속도, 내부 발열 제어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프로세서는 내부 발열 방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투인원이나 슬림 노트북용이다.

■ AI 처리 성능·보안 강화에도 주목

인텔이 전세대 제품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AI 관련 성능 향상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부터 탑재된 연산 가속 기능인 딥러닝 부스트(DL Boost)와 함께 아이리스 Xe 그래픽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비중있게 다뤄지지는 않지만 메모리 위·변조를 막는 CET 기술과 입출력 메모리 암호화 기능 등 보안 강화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USB4와 완벽히 호환되는 새로운 입출력 기능인 썬더볼트4 이외에 와이파이6도 기본 지원된다.

삼성전자 갤럭시북 플렉스 5G를 소개하는 인텔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수석부사장. (그림=라이브 캡처)

이번에 공개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최상위 제품인 코어 i7-1185G7부터 크롬북 등을 위한 코어 i5-1110G4 등 총 9개 제품이다.

이를 탑재한 노트북은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는 물론 레노버, HP, 에이서, 에이수스, 델, MSI 등 글로벌 PC 제조사를 통해 이르면 4분기 초부터 전세계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