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쫓는 BOE, 차세대 자발광 기술 확보

'QD OLED·OLEDos' 등 양산 준비...LCD 패널가 상승 수익성도 개선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8/12 16:57    수정: 2020/08/12 21:08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자발광 기술을 강화 중이지만,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중국의 추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12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 OLED)'를 비롯해 '실리콘 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oS)'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미래 먹거리로 준비 중인 차세대 자발광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소식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BOE가 중국 정부의 후원에 힘입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한국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준비 중인 차세대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등 격차 좁히기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미 OLED는 소형부터 대형, 리지드부터 폴더블까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 수익적인 측면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차세대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BOE가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행사에서 공개한 TV용 8K OLED 패널. (사진=OLED Info)

실제로 BOE는 최근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행사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초부터 양산을 계획 중인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과 비슷한 방식의 시제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는 청색 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자를 광원으로 활용하고, 퀀텀닷 컬러 필터가 색을 구현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양산 중인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와 비교해 이론상 색재현력과 밝기가 더 뛰어나고, 채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BOE는 이번 행사에서 잉크젯프린팅(IJP) 방식으로 생산한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시제품을 전시해 시장 진입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더했다.

이는 잉크젯프린팅 공정기술이 종이에 잉크를 뿌려 인쇄하는 것처럼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국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 제조 과정에 사용 중인 진공증착 공정기술 대비 재료 사용 효율성과 부품 소재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히기 때문이다.

BOE는 현재 도쿄일렉트론(TEL)과 협력해 중국 허페이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잉크젯프린팅 기반의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BOE는 LG디스플레이가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행사에서 공개한 실리콘 온 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진입도 엿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행사에서 선보인 'OLEDoS' 시제품. (사진=OLED Info)

실리콘 온 유기발광다이오드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증착해 초소형 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기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행사에서 0.42인치 크기의 HD급 해상도를 구현한 실리콘 온 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시장 공략을 예고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 솔루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는 2025년에 2천80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BOE는 실리콘 온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개발에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첨단기술전시회 CES 2020에서 미국 코핀과 증강현실 글래스를 공개한 바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실리콘 온 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을 위해 국내 장비 업체인 선익시스템으로부터 2천260만달러 규모의 증착장비도 구매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BOE가 최근 모토로라에 폴더블 OLED를 공급하는 등 중국 내에서 LCD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BOE 내부적으로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주목하는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시장 상황에 따라 곧바로 추격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둔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BOE는 각국 정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 효과로 TV 수요가 늘고,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서 차세대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더욱 확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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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DSCC는 이와 관련 3분기 TV 수요가 증가하면서 TV용 32~55인치 LCD 패널 가격이 전분기 대비 11.7%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DSCC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TV 수요 확대와 함께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 생산량 감축효과로 3분기 패널 가격이 전분기 대비 11.7%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패널 가격 상승 및 물량 확대로 패널 제조업체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