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인수에 반대한다고 천명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하루 만에 ‘45일 내 인수협상 완료’에 동의했다.
MS는 2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중국업체 바이트댄스와 틱톡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이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한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인수 협상 시한은 9월 15일이다. 협상 대상은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의 틱톡 서비스다.
틱톡은 지난 주말 미국 언론에서 바쁘게 오르내렸다. 시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틱톡 금지 행정명령’ 발령이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직접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 무렵 바이트댄스가 틱톡 매각에 동의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MS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변수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식의 틱톡 인수엔 반대한다”고 밝힌 것. 곧바로 월스트리트저널이 “MS의 틱톡 인수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협상 중단 보도 하루 만에 MS가 “협상을 재개했다”고 밝힌 것. 도대체 어떻게 이런 반전이 가능했던 걸까?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완전 차단" 공언
미국 악시오스는 MS가 백악관이 납득할만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틱톡과 관련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보 유출이다. 그 부분과 관련해 MS가 틱톡을 인수할 경우 모회사인 중국 업체 바이트댄스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또 미국 내 틱톡 서비스가 어떤 행태로든 바이트댄스나 미국 이외 지역 서비스와 연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는 얘기다.
MS는 “틱톡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현재 경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보안, 프라이버시, 그리고 디지털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내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을 하루 아침에 못 쓰게 만드는 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부담이다. 선거를 앞둔 트럼프 입장에선 젊은층의 반발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MS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적정선에서 타협하는 모양새를 띤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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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개별 기업간의 거래를 금지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가 MS의 틱톡 인수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건 다소 이례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가능했다. 외국 기업과의 합병 땐 미국 재무부 외국투자위원회가 관할권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