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거래 제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오른 한화생명의 징계 수위가 다음달 말 확정될 전망이다. 중징계를 예고한 금융감독원과 징계 수위를 낮추려는 한화생명이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점쳐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8월 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어 한화생명에 대한 징계안을 다시 심의한다. 제재심이 잡혀 있는 8월20일과 27일 중 하루에 한화생명 건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는 지난 22일 한화생명의 징계 방안을 논의했으나 10시간에 걸친 회의에도 결론을 내지 못해 판단을 미루기로 한 바 있다.
최대 쟁점은 종합검사로 드러난 한화생명의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건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한화생명은 본사 63빌딩에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을 입주시키면서 무료로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화생명 측은 부동산 거래 관행일 뿐 특혜가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금감원은 이들 모두를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사례로 판단했다. 보험업법에서 보험사가 대주주에게 부동산 등 유·무형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정상가격을 벗어난 가격으로 매매·교환할 수 없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한화생명이 기관경고와 같은 중징계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건 자체가 민감한 사안인데다, 금감원 측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으로 감지돼서다. 앞선 제재심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한화생명의 해명에도 징계안을 관철시키려는 금감원이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금감원은 지난 2018년 흥국화재에도 22억8천200만원의 과징금과 함께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들이 태광그룹 정보기술(IT) 회사 티시스와 정보시스템 운영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단가적용률을 두 차례 올렸다는 이유다.
현재 한화생명 측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징계 확정 시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재제심에서 적극적인 변론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기간경고를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사유가 발생해 자회사 인수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1년간 신사업 진출도 금지된다.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추진을 위해 본사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온 한화생명의 노력이 빛을 잃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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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한화생명으로서는 기관경고가 쌓이는 것도 고민거리다. 3년 내 기관경고가 세 차례 누적되면 일부 영업정지나 영업점 폐쇄 처분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 회사는 2017년에도 이른바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기관경고를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안건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종합검사와 관련한 제재 심의인 만큼 여러 사안을 다루는 것으로 안다"면서 "단순히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여부만 따져 징계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