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중국이 아말 탐사선과 톈원1호를 화성으로 보낸 데 이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오는 30일(현지시간) 차세대 화성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인내)’를 화성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NASA는 1997년 소저너를 시작으로 스피릿,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등 점점 더 정교한 로버들을 화성으로 보내고 있다. 퍼시비어런스는 NASA가 야심차게 준비한 차세대 탐사 로버로 30일 지구를 떠나 화성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
■ 주요 임무는 무엇?
퍼시비어런스 로버는 멋진 이미지를 찍는 것 이상의 임무를 화성에서 수행할 예정이다. 주요 임무는 ▲고대 미생물의 징후를 찾고 ▲화성의 암석과 먼지 샘플을 수집해 지구로 가져오는 것 ▲실험용 헬리콥터 운반 ▲화성의 기후와 지질 연구 ▲미래의 화성 미션을 위한 기술 시연 등이다.
해당 임무는 화성에서 약 687일 간 계속될 계획이다. 하지만, NASA는 과거 오퍼튜니티와 큐리오시티 로버 등도 당초 계획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탐사를 수행해왔기 때문에, 퍼시비어런스 로버도 계획보다 더 많은 기간 활동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발사 시점과 화성 도착 시점은?
퍼시비어런스 로버는 오는 30일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 기지에서 ULA 아틀라스V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NASA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발사 장면을 중계하며, 로버는 발사의 창의 열리는 오전 7시50분부터 2시간 이내에 발사된다. 퍼시비어런스 로버 발사는 17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20일, 22일로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퍼시비어런스 로버가 화성에 도착하는 시점은 2021년 2월 18일이다.
■ 목적지는 예제로 크레이터
과거 삼각주였다고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는 화성 적도 바로 북쪽에 있다. 이 곳은 수십억 년전 물이 흘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화성에서 과거 미생물의 흔적을 찾기에는 가장 안성맞춤인 장소다.
■ 로버는 어떻게 생겼나
자동차 크기의 퍼시비어런스 로버는 이전 모델인 큐리오시티와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다. 높이 3m, 무게는 1,025kg, 티타늄 바퀴살이 있는 6개의 알루미늄 휠을 갖추고 최고 시간당 152m 속도로 화성 지표면을 탐사할 예정이다.
이 로버에는 7개의 과학 장비들이 탑재돼 있다. 먼저 화성 표면에서 고화질 영상과 파노라마와 3D 이미지를 촬영하고 줌 렌즈를 통해 화성 대기의 특징을 잡아낼 수 있는 마스트 캠-Z이 있으며, 화성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뽑아내 로켓 추진 연료와 호흡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장비인 목시(MOXIE) 장비도 탑재된다.
또, 화성의 바람 소리, 충격파 등을 녹음할 마이크와 생명체 흔적을 찾을 화학성분 분석기기가 달린 '슈퍼캠'과 미세 규모 이미징과 자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광물 조성을 파악하고 유기화합물을 감지하는 ‘셜록’(SHERLOC) 등이 탑재된다.
■ 드론 헬리콥터 ‘인제뉴이티’ 탑재
붉은 행성의 까다로운 조건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된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이티(Ingenuity)는 이번에 로버의 뱃속에 들어가 화성으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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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론은 NASA가 드론을 배치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을 때까지 몇 달 동안 로버에 매달려 있다가 화성의 하늘을 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드론 헬리콥터가 성공적으로 화성에 도착한다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비행하는 첫 번째 차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1090만 명의 이름 실리콘 칩에 새겨 화성으로 떠나
NASA는 작년에 '내 이름을 화성에 보내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신청 받은 109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이름을 로버 보호막 아래 알루미늄 판에 설치된 작은 실리콘 칩에 새겨 넣어 화성으로 보낼 예정이다. 여기에는 지구와 태양, 화성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모스 부호로 "하나로 탐험(Explore as one)"이라는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에 희생하고 있는 의료 종사자에 대한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