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일부 불완전판매로 인한 대규모 손실과, 라임펀드·옵티머스펀드·디스커버리펀드 등 5조6천억원에 이르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금융 감독의 실패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금융 감독 체계 개편이 이뤄져 근본적인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본 금융 감독 체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이 같은 논의가 진행됐다.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섣부른 금융 산업 정책 추진과 규제 완화는 오히려 금융기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금융위를 해체하고 금융감독의 자율성 확보와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금융 감독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도 2015년과 2019년의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있었다"며 "사모펀드 규제가 완화됐지만 투자자의 감시 능력은 취약하고 수탁사·프라임브로커업무(PBS)제공사·판매사 간 사적 감시자 역할 배분은 모호하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1월 15일 전문투자형 사모 집합 투자 기구(헤지펀드) 등록을 위한 자본금 최소요건은 종전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다. 그보다 앞선 2015년 10월 23일에는 종전 5억원이었던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최소 투자 금액이 1억원으로 완화됐다.
일례로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도 금융위가 즉각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규제 완화의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금융위가)금융투자업규정에 긴급조치권을 발동할 수 있지만 법적 규정이 불명확하고 금융위가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금융투자업체에 대한 적기 시정 조치 권한은 금융투자업체의 재무건전성 저하를 발동 조건으로 해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가 부실화된 것이라 사용이 불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위의 지난 4월 27일 대책도 실효성이 의심스럽다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금융위는 사모펀드를 벤처 산업 활성화의 도구로 사용한다고 말하는데, 사모펀드는 기본적으로 거대 전문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투자 대상과 계약 구조를 정할 뿐 이를 특정 산업 정책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발상 자체가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성균관대 고동원 교수도 금융 감독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고동원 교수는 "최근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발생은 금융 감독 체계의 문제점에서 발생한 감독 실패 사례다. 금융위가 금융 정책 기능과 금융 감독 기능을 모두 갖고 있어 견제 장치가 없다"며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의 지도 감독을 받도록 되어 있어 금융위를 견제할 수 없어 금융위가 마음만 먹으면 다할 수 있는 체제이며 사모펀드 규제 완화 정책 추진 시에도 견제 기구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또 "금융 정책 기능과 금융 감독 기능의 분리가 국제적인 기준"이라면서 "금융위의 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 감독 기능은 독립된 금융 감독 기구로 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금융 감독 기구를 금융 건전성을 감독하는 곳과 금융 시장을 감독하는 곳으로 나누고 감독 기구 내부에 최고 합의제 의결 기구를 둬 감독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같은 구조"라고 말했다.
고동원 교수는 이밖에도 금융 분쟁 조정 업무를 전적으로 맡을 독립적인 기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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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금감원이 금융 분쟁 조정 업무를 수행하면 감독을 받는 금융사 입장에선 보이지 않는 압력을 느껴 분쟁 조정 업무의 공정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어 "금융 분쟁 조정 업무를 수행하는 여러 기관을 단일 기구로 통합한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하며, 금융 분쟁 조정안에 대해 금융소비자가 수락하면 금융사가 반드시 조정안을 수락할 수 있게 해 조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 분쟁 조정 업무는 금감원과 한국소비자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거래소 등 여러 기관에서 나눠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