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와 면담

금융사 CEO와 펀드 피해자 첫 대면 사례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는다. 지난해부터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 등 펀드 부실 사태가 계속됐지만, 해당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와 대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종원 행장과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대책위)와의 면담이 성사돼 시간과 장소, 참석자 등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날짜는 오는 8일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2017~2019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판매했다. 규모는 총 6천792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약 914억원 어치의 환매가 지연된 상태다.

13일 경영현안점검회의서 발언하고 있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사진=기업은행)

대책위는 4월초부터 기업은행 본사와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며 윤 행장에게 면담을 요청해왔다. 윤 행장과의 면담에선 11일 열리는 기업은행 이사회 참관과 발언기회 보장 등을 요구하고,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행장의 행보에 업계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간 사모펀드 투자 피해자의 면담 요청에 응한 금융회사 CEO는 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윤 행장은 "전무이사를 단장으로 하는 ‘투자상품 전행 대응 TF’를 구성해 정보 신속제공, 법률검토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투자금 일부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한 뒤 미국에서 자산 회수가 이뤄지는 대로 나머지를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