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경주 지진' 모사 실험서 원전 내진 안전성 확인

내진 연구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도 확보

디지털경제입력 :2020/07/15 09:22    수정: 2020/07/15 09:39

국내 연구팀이 지난 2016년 경북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을 그대로 모사한 '진동대 실험'을 통해 현재 원전 구조물이 내진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결론을 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최인길 박사 연구팀이 14일 오후 4시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지진방재연구센터에서 원전 구조물의 지진 안전성 공개실험을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진동대 실험에선 경주지진 발생 당시 진원에서 가장 근접한 명계리 지진관측소에서 계측된 지진파를 재현했다. 연구팀은 원전 건물을 대표할 수 있는 높이 5미터(m), 3층 규모의 전단벽 구조물을 제작해 실제 발생한 지진과 같은 인공지진파에 노출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지진에 대해 원전 구조물이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원전 구조물의 내진 안전성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향후 원전 내진 연구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가운데 신고리 원전 3·4호기는 지진 규모 약 7.0을 견디는 내진 성능 0.3그램g, 그 외의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을 견디는 내진 성능 0.2g에 해당하는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다만, 내진설계 당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 NRC)에서 제시하는 설계기준을 토대로 하였기 때문에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을 온전히 고려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수평하중에 저항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단벽' 구조로 이뤄진 원전의 특성상, 일반 건물과 비교할 때 지진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복잡해 단순 이론만으로 지진의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실험은 국내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규모의 지진을 모사해 원전을 대표하는 전단벽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초의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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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활용해 원전 구조물의 지진 응답 예측기술을 고도화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국내·외 대학, 건설사, 설계사, 연구원 등 16개 기관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 가을 개최되는 추계 원자력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최인길 박사는 "공개 진동대 실험은 실제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가동 원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통해 직접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실험 결과가 원전의 내진 안전성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